2024년 3월 28일 목요일

반룡부봉攀龍附鳳 - 훌륭한 인물을 좇아 공명을 세우다.

반룡부봉攀龍附鳳 - 훌륭한 인물을 좇아 공명을 세우다.

반룡부봉(攀龍附鳳) - 훌륭한 인물을 좇아 공명을 세우다.

더위잡을 반(手/15) 용 룡(龍/0) 붙을 부(阝/5) 봉새 봉(鳥/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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龍(용)과 鳳(봉)은 이 세상에 없는 전설상의 동물이다. 중국에서는 기린과 거북을 합쳐 四靈(사령)이라 부르며 신령스럽게 여겼다. 용은 물속에서 살다 때로는 하늘로 올라가 풍운을 일으킨다고 믿어 天子(천자)에 비유됐다. 봉은 암컷을 말하는 凰(황)과 함께 봉황이라 부르며 우렁찬 소리로 울면 聖天子(성천자)가 하강한다고 했다. 그래서 용봉은 임금이 되거나 뛰어난 인물을 가리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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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승천할 때 같이 오르려고 더위잡거나(攀龍) 봉황에 달라붙는다(附鳳)는 말은 훌륭한 인물을 좇아 공명을 세우는 일을 말한다. 攀龍鱗(반용린), 攀鱗(반린)이라 해도 같다. 때로는 그것이 지나쳐 권세 있는 사람에 붙어 아첨한다는 뜻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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楚漢(초한)전쟁에서 項羽(항우)에 비해 가문이나 세력이 약했던 劉邦(유방)이 승리하게 된 것은 사람을 잘 가려 쓴 덕분이었다.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가업을 돌보지 않고 부랑아들과 어울려 다니다 蕭何(소하)와 韓信(한신), 張良(장량) 등 漢興三傑(한흥삼걸)을 얻어 漢高祖(한고조)가 됐다. 하지만 이처럼 뛰어난 인물들만으로는 대업을 이루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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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천한 출신의 사람들도 믿음으로 대해 자신을 따르게 했다. 마부였던 夏侯嬰(하후영), 개장수 樊噲(번쾌, 樊은 울타리 번, 噲는 목구멍 쾌), 비단장수 灌嬰(관영), 하급관리 酈食其(역이기, 酈은 땅이름 역, 食은 사람이름 이)의 동생 酈商(역상) 등이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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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몸을 아끼지 않고 유방의 곁에서 보호했고, 전투에 나가서는 혁혁한 공을 세워 나라가 세워진 뒤에는 侯(후)로 봉해지는 등 보상을 받았다. ‘漢書(한서)’는 이들이 모두 비천한 출신이었는데 유방과 관계를 맺어 ‘용의 비늘과 봉황의 날개를 붙잡아 오르듯이 제후에 봉하여졌다(攀龍附鳳 並乘天衢/ 반룡부봉 병승천구)’과 표현했다. 傳(전)의 끝부분 敍傳(서전)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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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後漢書(후한서)’에서도 光武帝(광무제)가 즉위를 머뭇거리자 무장 耿純(경순)이 말한 것으로 나온다. 여러 장군들이 가족과 영토를 버리고 함께 따라나선 것은 ‘영웅을 따라 큰 공을 세워서 뜻을 이루려는 강한 소망이 있었기 때문(其計固望其攀龍鱗 附鳳翼 以成其所志耳/ 기계고망기반룡린 부봉익 이성기소지이)’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뿔뿔이 흩어질 것이라고 했다. 광무제 紀上(기상)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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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날의 큰 뜻을 세우고 자신의 포부를 실현시켜줄 인물을 찾아 전력투구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따르던 지도자가 잘못 되거나 세력을 잃을 기미가 보이면 잽싸게 다른 길을 가는 사람을 종종 본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가 잘못 도운 책임은 아랑곳없다. 줄을 갈아타고서 온갖 열성을 다하지만 나중에 자신의 뜻을 세울 수 있는지는 잘 생각할 일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