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3일 일요일

괄골요독刮骨療毒 - 뼈를 긁어 독을 치료하다, 비장한 각오로 문제를 해결하다.

괄골요독刮骨療毒 - 뼈를 긁어 독을 치료하다, 비장한 각오로 문제를 해결하다.

괄골요독(刮骨療毒) - 뼈를 긁어 독을 치료하다, 비장한 각오로 문제를 해결하다.

긁을 괄(刂/6) 뼈 골(骨/0) 병고칠 료(疒/12) 독 독(毋/5)

흔히 잘못을 저지른 단체의 지도자들이 뼈를 깎는 각오로 일하겠다고 곧잘 듣는다. 이런 비장한 각오를 수도 없이 들어와 깎을 뼈도 없을 것이라고 비아냥대기도 한다. 나쁜 부분이나 요소들을 깨끗이 없애는 것이 剔抉(척결)이다. 剔은 뼈바를 척, 抉은 도려낼 결이니 여기에 들어맞는 말이다.

정치권에서 새로운 각오로 임한다며 肉斬骨斷(육참골단)이란 말을 많이 썼는데, 일본 사무라이의 성어라는 이 말도 살을 내주고 뼈를 끊는다는 무시무시한 뜻이 담겼다. 어느 것을 쓰더라도 남다른 각오로 임하겠다는 결의가 느껴진다.

살을 가르고 뼈를 깎아(刮骨) 독을 치료한다(療毒)는 이 말도 비장하다. ‘三國志演義(삼국지연의)‘의 영웅 關羽(관우)가 팔에 독화살을 맞고 점점 악화될 때 태연히 의원에게 치료한 데서 나왔다. 관우가 曹操(조조)군을 공격하다 매복한 궁수에 독화살을 맞아 오른팔이 금세 부어올랐다. 부하 장수들이 사방으로 의원을 구할 때 홀연히 명의 華佗(화타)가 나타난다.

상처를 살펴보던 화타가 조용한 곳에 기둥을 박고 고리로 팔을 단단히 묶은 다음 ’뾰족한 칼로 살을 째고 뼈를 드러내 뼛속에 스며든 화살독을 긁어내고(尖刀割開皮肉 直至於骨 刮去骨上箭毒/ 첨도할개피육 직지어골 괄거골상전독)‘ 약을 바른 뒤 꿰매야 무사할 것이라 했다.

이 말을 들은 관우는 번거롭게 할 필요 없이 바로 수술해 달라고 청한다. 화타에게 주안상을 대접하고 관우는 태연히 장수 馬良(마량)과 바둑을 두며 치료를 받는다. 부하에게 떨어지는 피를 그릇에 받게 하고, 뼈를 긁어대는 소리가 나자 모두 외면하는데도 관우는 평소와 다름없이 꼿꼿한 자세로 술을 마시며 바둑을 뒀다. 수술을 마친 화타는 관우의 비범한 용기에 감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