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6일 수요일

경국지색傾國之色 - 나라가 기울어져도 모를 정도의 미인

경국지색傾國之色 - 나라가 기울어져도 모를 정도의 미인

경국지색(傾國之色) - 나라가 기울어져도 모를 정도의 미인

기울 경(亻-11) 나라 국(囗-8) 갈 지(丿-3) 빛 색(色-0)

임금이 정사는 뒷전인 채 여색에 빠져 나라를 기울게 할(傾國) 정도면 뛰어나게 아름다운 미인을 가리킬 것이다. 임금뿐 아니라 필부들도 미색을 멀리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니 미인을 나타내는 성어도 숱하게 많다. 그 중에서도 이 말이 거창한 만큼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나라를 흔들 정도의 절세미인을 나타내기는 唐(당)나라 白樂天(백낙천)이 \長恨歌(장한가)\에서 楊貴妃(양귀비)를 두고 "漢(한)의 武帝(무제)는 여색을 중히 여겨 뛰어난 미인을 생각하다(漢皇重色思傾國/ 한황중색사경국)"고 노래한 것이 가장 유명하다. 하지만 처음 이 성어가 나온 것은 이보다 훨씬 앞서고 뜻하는 바도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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劉邦(유방)이 項羽(항우)와 다툴 때 부모처자가 모두 항우에 잡혀 포로가 된 적이 있었다. 말 잘하는 侯公(후공)이라는 선비가 담판 끝에 찾아오자 유방이 칭찬하기를 그는 천하의 변사이다. 그가 있는 곳에는 변설로 나라를 기울게 한다(此天下辯士 所居傾國/ 차천하변사 소거경국)고 했다. 史記(사기) 항우本紀(본기)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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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이 천하절색이란 뜻으로 사용되기는 백낙천이 언급한 한무제 때의 궁중가수 李延年(이연년)이 노래한 것이 처음이라 한다. 그는 노래 솜씨뿐 아니라 곡조를 만들고 가사를 붙이는 재주도 뛰어났다. 어느 때 연회에서 짧은 곡조를 읊었다. 북방에 미인 있으니 세상에 다시없을 정도로 빼어났네. 한 번 돌아보면 성을 기울게 하고 다시 돌아보면 나라를 기울게 한다네(北方有佳人 絶世而獨立 一顧傾人城 再顧傾人國/ 북방유가인 절세이독립 일고경인성 재고경인국). 漢書(한서) 外戚傳(외척전)에 실렸다. 무제는 이 노래의 주인공 이연년의 여동생을 불러 말년을 같이 했다. 李夫人(이부인)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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