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첨익如虎添翼 - 호랑이에 날개를 더한 격, 더 훌륭해지거나 무서울 것이 없음
여호첨익(如虎添翼) - 호랑이에 날개를 더한 격, 더 훌륭해지거나 무서울 것이 없음
같을 여(女/3) 범 호(虍/2) 더할 첨(氵/8) 날개 익(羽/11)
힘이 세고 사나워 지상을 호령하는 호랑이가 어지간한 동물은 주눅이 들 정도로 날래기도 하다. 이런 범에게 마치(如虎) 날개를 더한다면(添翼) 어떻게 될까. 당할 동물이 없을 만큼 빠르기도 한데 날기라도 한다면 당할 자가 없다. 우리 속담 ‘범에게 날개’가 뜻하는 대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모두 포함한다.
실력이 출중한 사람에게 더한 장점이 더해져 우뚝하다는 의미 외에 흉악한 사람에게 더 힘이 된다면 주위에 피해만 끼치게 된다. 호랑이에게 날개를 다는 것은 좋은 일 위에 또 좋은 일이 더하여지는 錦上添花(금상첨화)일 수도 있고, 잘못 쓴다면 엎어져도 코가 깨지는 雪上加霜(설상가상)이 되는 셈이다.
‘心書(심서)’라고 하면 우리에게 잘 알려진 茶山(다산)의 牧民心書(목민심서)를 떠올리지만 諸葛亮(제갈량, 181~234)의 저술도 있다. 중국 三國時代(삼국시대) 충절의 대명사인 그가 장수의 도리를 논한 것이라는데 將苑(장원)으로 불리기도 한단다. 兵机(병궤)라는 부분에서 병사를 지휘할 권한을 쥔 장수의 기상을 말한 부분을 인용해보자.
‘사나운 호랑이의 팔에 날개를 단 듯이(臂如猛虎加之羽翼/ 비여맹호가지우익) 사해를 맘껏 날아야 한다(而翱翔四海/ 이고상사해).’ 臂는 팔 비, 翱는 날 고, 翔은 날 상. 장수가 권위에 더해 날개까지 달면 용맹스런 위에 병사를 승리하도록 이끌 것임에 틀림없다.
‘三國志演義(삼국지연의)’에선 약간 달리 與虎添翼(여호첨익)으로 關羽(관우)를 말할 때 등 몇 차례 등장한다. 관우가 曹操(조조)에 잡혀 있다가 袁紹(원소)에게로 떠날 때 그것은 ‘호랑이에게 날개를 더하는 격(是與虎添翼也/ 시여호첨익야)’이라며 추격하여 없애야 한다고 부하들이 주장했으나 되레 도와준다.
이런 긍정적 의미와는 달리 韓非子(한비자)에는 爲虎傅翼(위호부익)이라 하여 호랑이에 날개를 달아주면 안 된다고 표현했다. 위세를 가진 사람에게 더 이상의 권한이 주어지면 천하를 어지럽히기만 한다고 말한다. ‘우매한 자에게 권세를 주는 것은 범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과 같다(夫乘不肖人於勢 是爲虎傅翼/ 부승부초인어세 시위호부익).’ 難勢(난세) 편에 실린 내용이다.
새해가 밝아온 지 벌써 여러 날이다. 모두들 희망을 품고 이룰 일을 다짐했을 것이다. 作心三日(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을 때다. 호랑이를 상징하는 올해에는 여러 지자체장이나 경제단체의 장들이 다짐하는 각오로 날개를 달자는 이 성어를 많이 채택했다.
산적한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데 적격인 호랑이에 더 빨리 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주자는 마음가짐을 내세웠다. 날랜데다 날개까지 단다면 탄탄대로일 텐데 앞의 예대로 장단이 있으니 함부로 다루지 않고 기본을 빠뜨리는 일은 없어야겠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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