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경호우福輕乎羽 - 복은 새털보다 가볍다.
복경호우(福輕乎羽) - 복은 새털보다 가볍다.
복 복(示/9) 가벼울 경(車/7) 어조사 호(丿/4) 깃 우(羽/0)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길 꿈꾼다. 사람은 평생을 행복을 구하며 불철주야 노력한다. 福(복)이라는 글자는 조상의 신주를 나타낸 보일 示(시) 옆에 음식이나 술이 가득한 항아리 畐(복)을 붙여 나타냈다고 한다. 조상에게 음식을 바쳐 복을 기원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남이 봤을 때 충분히 성공하여 행복하게 보일지라도 자신은 더 이상을 욕심낸다. 행복을 자기 자신 이외의 곳에서 발견하려고 바라는 사람은 그릇된 사람이다. 어릴 때 누구나 읽는 벨기에 극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의 ‘파랑새’는 행복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헤매지만 결국 집안의 새장에서 찾는다.
복은 나눌수록 커지고 남을 행복하게 하는 자가 자신 또한 행복하다. 행복에 관한 동서고금 철인들의 명언은 수없이 많다. 복이 왔다고 자만하고 주변을 돌아보지 않으면 순식간에 사라진다. 복이 화가 되고, 화가 복이 되는 것은 찰나이며 그 변화는 끝이 없다는 잘 알려진 성어가 塞翁之馬(새옹지마)다.
塞翁(새옹)이란 노인이 기르던 말이 주인에게 吉凶禍福(길흉화복)을 번갈아 갖다 준다. 천지만물을 풍자와 寓言寓話(우언우화)로 풀어내는 道家(도가)의 중심인물 莊周(장주)도 그답게 복은 깃털보다 가볍다고 한 마디 보탰다. 그의 책 ‘莊子(장자)’의 內篇(내편) 人間世(인간세)에서다.
개인이 혼란한 시기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말한 이 글에서 戰國時代(전국시대) 楚(초)나라의 은자로 알려진 接輿(접여)를 등장시켜 지나가는 孔子(공자)에게 한 마디 한다. 중간 부분을 보자.
‘행복은 깃털보다 가볍지만 아무도 그것을 간직할 줄 모르고(福輕乎羽 莫之知載/ 복경호우 막지지재), 재앙은 땅덩어리보다 무겁지만 아무도 그것을 피할 줄 모르오(禍重乎地 莫之知避/ 화중호지 막지지피).’ 이 말은 접여가 공자를 鳳凰(봉황)으로 지칭하며 혼탁한 현실 정치에서 벗어날 것을 충고하는 내용이라 해석한다. ‘論語(논어)’의 微子(미자)편에도 접여가 鳳兮歌(봉혜가)를 부르며 도가 없는 세상에서 덕을 베푸는 일은 위험하다고 했다.
깃털은 가볍다. 하지만 그것이 모여 배도 가라앉힐 수 있다고 積羽沈舟(적우침주)라 했다. 행복이 자그마하다고 가벼이 여기고 아무렇게나 대하면 순식간에 빠져 나간다. 행복은 남의 정원에서 따오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복 가운데 있으면서도 그것이 복인지 모른다(身在福中不知福/ 신재복중부지복)’는 말과 같이 가까이서 복을 찾아야 한다. 또 복이 왔을 때 소중히 여기는 것도 중요하다. 그 복이 언제 화가 되어 돌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오늘을 만족하고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지혜다./ 제공 : 안병화 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