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다복自求多福 - 많은 복은 스스로 구해서 이루어진다.
자구다복(自求多福) - 많은 복은 스스로 구해서 이루어진다.
스스로 자(自/0) 구할 구(氺/2) 많을 다(夕/3) 복 복(示/9)
노력하지 않고 성공하기를 바란다면 얌체다. 훌륭한 옥이 있더라도 깎는 노력이 들어가지 않으면 그릇이 될 수 없다는 말이 玉不琢 不成器(옥불탁 불성기)다. 산을 옮겨 평지로 만든 愚公移山(우공이산)이란 성어에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란 누구나 아는 속담을 떠올린다.
서양에서도 똑 같이 격언 ‘Heaven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가 있다.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의 노력이 가장 필요하다. 복은 하늘이 내려주는 것이라 하더라도 노력하지 않는다면 찾아오지 않을 것은 당연하다. 하늘이 주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구하는데 따라서(自求) 많은 복을 얻을 수 있다(多福)는 것이 이 성어다.
중국에서 약 3000년 전부터 전해지는 시를 집대성한 ‘詩經(시경)’에서 이 말이 처음 사용된 이래 여러 곳의 고전에서 인용됐다. 시경 大雅(대아)편은 궁중 조회 때 쓰인 음악을 모았다. 가장 먼저 나오는 文王之什(문왕지십)은 周(주)나라 건국의 기반을 닦았다는 文王(문왕)의 공적을 노래했다. 부분을 보자.
‘길이길이 하늘에 맞게 하여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할지어다(永言配命 自求多福/ 영언배명 자구다복)’라며 문왕이 천명을 받아 商(상)나라를 대신하게 했으니 그 덕을 기려 후손을 훈계한 내용이다.
‘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에서 혼인은 상대가 비슷해야 행복할 수 있다고 한 鄭(정)나라 태자 忽(홀)의 이야기에서 사용됐다. 齊(제)나라 왕이 사위로 삼고 싶어 했으나 태자는 齊大非耦(제대비우), 제나라는 너무 커 짝이 될 수 없다며 사양했다. 그리고 말했다.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해야 한다고 했으니, 내 복은 내가 구할 따름이라 대국이 무슨 소용인가(自求多福 在我而已 大國何爲/ 자구다복 재아이이 대국하위).’
소국의 왕자가 대국의 사위를 마다할 만큼 자신을 잘 알았던 것이다. ‘孟子(맹자)’에는 시경의 구절을 그대로 인용하여 하늘의 명을 따라 스스로 복을 구한다는 내용이 公孫丑上(공손추상)과 離婁上(이루상)에 실려 있다. 재앙과 복은 모두 스스로 부른다고 하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줄리의 법칙(Jully’s law)이란 용어가 있다. 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소망을 간절하게 바라게 되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시점에 결국 그 꿈이 이루어진다는 법칙이란다. 좋지 않은 일만 계속되는 머피의 법칙(Murphy’s law), 행운만 계속되는 샐리의 법칙(Sally’s law)에 비해 운이 아닌 의지에 의해서 성공하는 것이니 역시 하늘이 돕는 것이다.
복이 많은 사람을 부러워만 말고 그것을 이룬 것은 부단한 노력의 결과임을 알아야 한다. 가다가 중지하게 되면 처음부터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는 옛 말도 있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