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31일 일요일

천인공노天人共怒 - 하늘과 사람이 함께 노하다.

천인공노天人共怒 - 하늘과 사람이 함께 노하다.

천인공노(天人共怒) - 하늘과 사람이 함께 노하다.

하늘 천(大/1) 사람 인(人/0) 한가지 공(八/4) 성낼 노(心/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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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기대나 요구가 좌절되었을 때 분노한다. 유아는 생후 3개월 무렵부터 울어 댄다든지 몸을 뒤집는다든지 하여 분노를 표출한다고 하는데 나이가 들면서는 요구의 저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 화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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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젊은이들이 온갖 노력을 기울여도 바라는 대로 되지 않는 일에 분노하고, 노인들은 어려워만 가는 노후의 불안감에 불만을 터뜨린다. 자신과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누구나 분노에 차는 경우가 하늘과 사람(天人)이 함께 화를 낸다(共怒)는 이 성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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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참을 수 없을 만큼의 지극히 악한 일을 마주 했거나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에 이 표현을 쓴다. 사소한 일에 자주 화를 내는 것은 안 될 일이지만 거악에 대해서는 公憤(공분)해야 마땅하다. 天人共憤(천인공분), 神人共怒(신인공노), 神人共憤(신인공분)도 같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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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쉬운 뜻으로 된 말이라 예부터 이곳저곳서 사용되었음인지 어디에서부터 유래했는지는 명확치 않다. 재미있게 인용된 부분을 몇 곳 살펴보자. 우리나라에선 ‘楚漢志(초한지)’로 잘 알려진 項羽(항우)와 劉邦(유방)의 흥미진진한 쟁패기는 중국 明(명)나라 때의 鍾惺(종성)이 편찬한 ‘西漢演義(서한연의)’의 번역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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楚(초)나라가 최초의 통일국가 秦(진)나라에 의해 멸망한 뒤 거병한 項梁(항량)에 의해 懷王(회왕)이 옹립됐다. 彭城(팽성)으로 천도한 초회왕은 항우와 유방을 불러 회유하며 말했다. ‘진나라 2세 황제가 지극히 무도하여 하늘과 사람이 모두 분노할 정도이니 기필코 토벌해야 하오(秦二世無道極矣 天人共憤 天人共怒/ 진이세무도극의 천인공분 천인공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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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진나라를 공격해 수도를 먼저 점령한 사람에게 천하를 주겠다고 했다. 유방이 먼저 입성했으나 연전연승하던 항우가 불복하는 바람에 물러섰다가 마지막 垓下(해하) 싸움에서 이겨 황제에 오른 것은 알려진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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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國志演義(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악인 董卓(동탁)이 죽음을 당한 뒤 수하들에 의해 시신이 태워지고 관을 만들 때 벼락이 떨어져 불이 붙었다. 사람들은 하늘이 노하여 天火(천화)를 내렸고, 사람이 노하여 人火(인화)로 시체를 태웠으니 天人(천인)이 함께 악행을 응징했다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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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달은 총기난사 사건으로 세계가 분노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동물 학대 성향 이라고 밝혔습니다. 끊이지 않는 이들의 만행에 지구인 전체의 분노도 필요하지만 근절하는 방안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겠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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