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천귀해百川歸海 - 모든 하천은 바다로 돌아간다.
백천귀해(百川歸海) - 모든 하천은 바다로 돌아간다.
일백 백(白/1) 내 천(巛/0) 돌아갈 귀(止/14) 바다 해(氵/7)
조그만 냇물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 바다가 될 수 있는 것은 모든 강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모든 강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모든 강보다 낮은 쪽에 위치하여 차별을 하지 않고 강물을 받는다. 같은 의미의 李斯(이사)가 한 유명한 말이 있다. 秦(진)나라에 모여든 각국 인재를 축출하려 하자 諫逐客書(간축객서)로 부당함을 절절이 상소한다. 태산이 작은 흙도 사양 않고 받아들여 이뤄졌다는 泰山不辭土壤(태산불사토양)의 대구로, 강과 바다는 개울물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여 이루어졌다는 河海不擇細流(하해불택세류)가 그것이다.
모든 하천(百川)은 바다로 돌아간다(歸海)는 이 성어도 물론 같은 뜻을 가졌다. 여기서의 百(백)은 숫자 100을 의미한다기보다 ‘많다’, ‘모든’의 뜻을 갖는다. 百川入海(백천입해), 海納百川(해납백천)라 해도 뜻이 같고, 처음에 가는 길은 서로 다르지만 나중에 도달하는 곳은 같다는 殊途同歸(수도동귀)도 의미가 통한다. 강물이 수도 없이 꺾여 흐르더라도 반드시 동쪽으로 흐른다는 萬折必東(만절필동)이란 말을 대사가 사용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원래의 뜻은 그렇더라도 충신의 절개를 비유했고 특히 조선시대 중국황제를 위한 충절을 가리켰기에 같이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百川(백천)의 성어는 淮南王(회남왕) 劉安(유안)이 저술한 ‘淮南子(회남자)’에 처음 사용됐다. 이 책은 漢高祖(한고조) 劉邦(유방)의 손자인 유안이 전국의 빈객과 방술가의 지혜를 빌려 제자백가를 아우른 방대한 백과사전이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관습이더라도 시의에 맞지 않으면 따르기가 어려우므로, 성인은 법을 때에 따라 변화시키고 풍속이나 법도도 적당함을 따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어진다. 모든 개울은 근원을 달리 했으나 바다로 모이게 되고, 모든 사람은 직업이 다르지만 한결같이 잘 하도록 힘쓴다. 모든 일에 원칙만 찾고 순리로 받아들일 융통성이 없다면 일을 원만하게 이룰 수 없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