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검매우賣劍買牛 - 칼을 팔아 소를 사다, 전쟁을 그만 두고 농사짓다, 평화세상이 되다.
매검매우(賣劍買牛) - 칼을 팔아 소를 사다, 전쟁을 그만 두고 농사짓다, 평화세상이 되다.
팔 매(見/8) 칼 검(刂/13) 살 매(見/5) 소 우(牛/0)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하리라.’ 성경에 나오는 말이다. 같은 칼이라도 한쪽만 날이 있는 刀(도)는 물건을 베는데 쓰고, 양날이 있는 劍(검)은 무기로 쓴다고 대체로 분류한다. 가장 오래된 무기인 칼은 양쪽의 날로 인해 남을 위협할 수도 있지만 자신도 위험하다. 나라 사이의 전쟁에서나 세력을 모아 대항할 때도 필요한 무기, 칼을 더 이상 소용없다고 팔아(賣劍) 농사지을 소를 사게 한다면(買牛), 어리석은 일이 아니라 백성을 가장 잘 다스리는 현명한 방법이었다. 원래는 봉건 통치자들이 불만을 품고 봉기한 농민들로 하여금 칼을 놓고 농사를 짓게 한다는 뜻으로 송아지를 산다는 賣刀買犢(매도매독)도 같은 말이다.
前漢(전한)의 10대 宣帝(선제) 때 명신이었던 龔遂(공수, 龔은 공손할 공)의 이야기에서 유래된 성어다. 선제는 즉위하기 전 각지를 유랑하며 일반 백성의 생활을 체험해 고난도 이해하려 했다. 왕에 오른 뒤 渤海(발해) 지역에 9년에 걸친 한발이 닥치자 도적들이 벌떼처럼 일어나 관아에서도 속수무책이었다. 왕이 파격적으로 그 지역 태수를 모집했는데 주변에서 공수를 추천했다. 당시 공수는 70이 넘은 왜소한 노인이었지만 왕이 자신을 파견하려는 목적이 도적들을 감화시키기 위한 것임을 알았다. 혼란한 백성들을 다스리는 것은 엉킨 실을 푸는 것과 같아서 서두르면 안 되니 차분히 기다려달라고 당부하고 부임지로 떠났다.
변경에 다다랐을 때 발해 지역관원들이 안전을 위해 병사를 보내왔으나 모두 돌려보낸 뒤 공표했다. 도적을 잡던 관병들은 고향으로 가고, 낫과 호미를 들고 있는 사람은 양민으로 볼 것이니 관리들은 그들을 해치지 말라고 명했다. 부임 후 즉시 곡창을 열어 구제하니, 백성들은 도적질을 그만 두고 농사를 짓는 등 한 순간에 혼란이 가라앉았다. 공수는 만나는 사람마다 나무와 채소를 심고 가축을 기르도록 권유하고 ‘칼을 차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칼을 팔아 소나 송아지를 사게 했다(民有帶持刀劍者 使賣劍買牛 賣刀買犢/ 민유대지도검자 사매검매우 매도매독).’ 班固(반고)의 ‘漢書(한서)’ 循吏(순리)전에 나오는 이야기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