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궁궐 이야기 2편
■ 우리 궁궐 이야기 2편
내전과 외전의 주변으로 주로 서쪽에는 궁궐에 들어와 왕을 자주 만나는 관원들의 공간이 있는데 이를 궐내각사(闕內各司)라고 한다. 그리고 동쪽 편으로는 세자의 집이 배치되어 있는데 이를 동궁(東宮)이라 한다. 사극을 보면 세자를 ‘동궁’이라고 부르는 장면이 나오곤 한다.
수많은 궁궐 건물들은 이름 끝에 전(殿), 당(堂), 합(閤), 각(閣), 재(齋), 헌(軒), 루(樓), 정(亭) 등의 글자가 붙는데, 제각각 그 기능과 주인의 신분에 따라 규모가 다를 뿐만 아니라 불리는 이름도 다르다. 전(殿)은 왕이나 왕비 또는 왕의 어머니나 할머니 같은 사람들이 사는 집에 붙는 이름이고, 그 다음 단계의 건물이 당(堂)이다. 예를 들어, 왕은 당(堂)에도 기거할 수 있지만 세자는 전(殿)에는 기거할 수 없는 것이다.
합(閤)이나 각(閣)은 전(殿)과 당(堂)보다 격이 한층 떨어지는 건물로서 그것을 보조하는 경우가 많다. 재(齎)나 헌(軒)은 대체로 왕실 가족의 주거 공간이거나 관원들의 업무 공간에 붙는 이름이다. 루(樓)는 지면에서 떨어지게 높이 지은 마루이거나 혹은 이층집인 경우 이층을 가리킨다. 이때 일층은 각(閣)이라는 이름을 따로 가진다. 정(亭)은 경치 좋은 곳이 지은 작은 휴식공간이다.
‘전당합각재헌루정’ 이 엄격한 법칙성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 순서대로 건물들의 위상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왕이나 왕비들은 용변을 어떻게 해결했을까? 화장실은 냄새나고 더러운 곳이니 되도록 멀고 구석진 곳에 위치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뒷간’이라고 부르는 것 일테다. 그 먼 곳까지 일일이 갈 수야 없지 않은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높은 신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이동식 변기를 사용했을 것이다. 우리나라 궁궐도 옛날 왕과 왕비를 비롯한 왕실의 고위 신분의 사람들은 뒷간에 가지 않고 이동식 변기를 썼던 것으로 보인다. 궁중 용어로 변(便)을 ‘매화(梅花)’ 라고 쓰고 ‘매우’ 라고 발음한다.
왕의 이동식 변기를 ‘매우틀’ 이라고 하는데, 세 변은 막히고 한쪽이 뚫려있는 ‘ㄷ’ 자 모양의 나무로 된 좌변기이다. 앉는 부분은 빨간 우단으로 덮었고, 그 틀 아래에 구리로 된 그릇을 두어 이곳에 대소변을 받게 되어 있다. 이것으로 왕의 건강을 수시로 체크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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