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조로人生朝露 - 사람의 생은 아침 이슬과 같다.
인생조로(人生朝露) - 사람의 생은 아침 이슬과 같다.\xa0
사람 인(人/0) 날 생(生/0) 아침 조(月/8) 이슬 로(雨/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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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다’고 하면 대뜸 ‘그러나 예술은 길다’는 대구를 떠올린다. 히포크라테스(Hippokrates)가 이 말을 했을 때는 배워도 끝이 없는 의술을 말했다지만 예술로 굳어졌다. 이것을 패러디하여 ‘인생은 짧고, 청춘은 길다’, ‘인생은 짧고, 하루는 길다’ 등등의 말이 나왔다. 정작 인생이 긴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고, 행복한 사람은 인생이 짧다고 한다. 인생이 헛되고 덧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은 유독 동양에 많다. 한 지역을 30년 동안 다스리며 부귀영화를 누렸다가 깨어 보니 잠깐 동안의 잠결이었다는 南柯一夢(남가일몽)이 그렇고 낮에 노동하는 인부가 꿈속에서는 왕후가 되는 役夫夢(역부몽)이 그렇다. 모두가 一場春夢(일장춘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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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생(人生)은 덧없는 아침 이슬(朝露)과 같다는 시적인 표현은 삶의 덧없음을 잘 표현했다. 이국 땅에서도 꺾이지 않은 절개로 모두의 우러름을 받았던 중국 漢(한)나라 武帝(무제) 때의 장군 蘇武(소무, 기원전 140~80)의 이야기에서 나왔다. 왕의 명을 받고 匈奴(흉노)에 사신으로 갔을 때 그들의 내분에 휘말려 우두머리 單于(선우, 홑 單은 오랑캐이름 선)의 포로가 되었다. 아무리 회유해도 복속하지 않는 소무에게 선우는 ‘숫양이 새끼를 낳으면 귀국 시키겠다’며 멀리 北海(북해, 바이칼호)로 보내 19년간 유폐시켰다. 식량도 주지 않아 들쥐와 풀뿌리로 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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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무와 절친했던 무장 李陵(이릉)은 그즈음 흉노를 정벌하러 왔다가 8만의 대군에게 포위되어 항복하고 그곳서 살고 있었다. 司馬遷(사마천)이 변호해 주다가 무제의 노여움을 사서 宮刑(궁형)을 받게 된 바로 그 사람이다. 투항이 부끄러워 찾지 않던 이릉이 선우의 명으로 소무에게 와서 말한다.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다고 하지 않던가, 덧없는 인생 어찌하여 자신을 이렇게 괴롭히고 있는가(人生如朝露 何久自苦如此/ 인생여조로 하구자고여차).’ 고생만 하다 죽게 될 친구를 위해 간곡히 회유했으나 소무가 꿈쩍도 않자 충절에 감동한 이릉은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後漢(후한)의 班固(반고)가 20년에 걸쳐 완성한 대작 ‘漢書(한서)’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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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다 죽기 마련이다. 그것도 되돌아보면 허무한 인생이다. 목숨을 걸고 지조를 지킨 소무는 다음 임금 때 풀려와 노후에 영광을 누렸다. 宋(송)나라 충신 文天祥(문천상)은 그 일생을 성심을 갖고 청사를 빛낼 일이라 했다(過零丁洋/ 과영정양). 이들의 충절을 기리기만 하는 보통 사람들은 조그마한 이해에도 싸우고 볶고 지지지는 않는지. 나라를 이끈다는 지도자들의 당과 자신만의 이익을 위한 다툼은 갈수록 더하다. 아침 이슬과 같은 목숨을 가지고서.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