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4일 목요일

행재요화幸災樂禍 - 남이 재난과 화를 입는 것을 보고 기뻐하다. 

행재요화幸災樂禍 - 남이 재난과 화를 입는 것을 보고 기뻐하다. 

행재요화(幸災樂禍) - 남이 재난과 화를 입는 것을 보고 기뻐하다.\xa0

다행 행(干/5) 재앙 재(火/3) 좋아할 요(木/11) 재앙 화(示/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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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대로 남이 잘 되는 것에 시기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이웃사촌’이란 말이 퇴색되어 가는 요즘에는 인격이 성숙한 사람이라도 흥미로운 일에 더 관심이 갈수밖에 없다고 ‘남의 집 불구경 않는 군자 없다’란 속담이 생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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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남의 불행을 자기의 행복으로 여기고 즐거워한다면 참으로 고약한 이웃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이 아닌 남의 재앙을 다행으로 여기고(幸災) 재앙을 즐거워하는(樂禍) 이 성어는 樂자가 즐길 락, 노래 악, 좋아할 요로 읽혀 행재낙화로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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魯(노)나라 左丘明(좌구명)이 쓴 ‘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에 나오는데 幸災는 僖公(희공)조에, 樂禍는 莊公(장공)조에서 찾아볼 수 있다. 晉(진)나라 惠公(혜공)은 왕에 오르기 전 망명했던 이웃 秦(진)나라에 성 5개를 준다고 약속하고 도움을 받았다. 왕이 되자 약속을 저버린 혜공은 어느 해 나라에 큰 흉년이 들자 이번엔 이웃에 식량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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秦나라로서는 괘씸했지만 천재는 도와야 한다는 대부 百里奚(백리해, 奚는 어찌 해)의 권유로 식량을 줬다. 이번엔 秦나라가 흉년이 들어 晉 혜공에 도움을 청하자 거절당했다. 이 때 慶鄭(경정)이란 대부가 ‘베풂에 등 돌린다면 외롭게 될 것이고 남의 재앙을 다행으로 여기면 어질지 못한 일(背施無親 幸災不仁/ 배시무친 행재불인)’이라 간언했다. 하지만 못난 혜공이 듣지 않아 침략을 받고 포로 신세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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周(주)나라 莊王(장왕)이 죽은 뒤 대신들에 의해 왕위에 오른 꼭두각시 子頹(자퇴)는 아무 것도 모르고 주색과 가무에 도취되어 있었다. 이에 사람들은 ‘지금 왕자 퇴는 가무에 취해 지칠 줄 모르면서 화를 즐기고 있다(今王子頹歌舞不倦 樂禍也/ 금왕자퇴가무불권 요화야)’고 손가락질했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