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여폐사棄如敝屣 - 헌 짚신과 같이 버리다.
기여폐사(棄如敝屣) - 헌 짚신과 같이 버리다.
버릴 기(木/8) 같을 여(女/3) 옷해질 폐(攵/8) 신 사(尸/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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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으로 만든 짚신은 기능성 신발이 쌔고 쌘 오늘날에는 상을 당한 상제들이 신을 때 외에는 구경하기 어렵다. 벼 말린 짚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금방 닳아 헌 신짝 버리듯 한다는 말이 나왔겠다. 하지만 이전에는 삼으로 만든 미투리나 가죽 신발이 귀한만큼 일반 사람들이 많이 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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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신을 나타내는 말은 많다. 草鞋(초혜), 草履(초리), 扉屨(비구), 芒履(망리) 등이다. 竹杖芒鞋(죽장망혜)라 하여 먼 길을 떠날 때의 아주 간편한 차림새를 이르는 말로 쓰이는데 이는 대지팡이와 짚신이란 뜻이 아니고 미투리를 말하는 麻鞋(마혜)의 잘못이라 한다. 어쨌든 닳은 신발을 버리듯 한다는 이 성어는 유용하게 쓰고서도 아무런 애착이나 미련 없이 내버리는 것을 말한다. 棄如敝履(기여폐리)라고 해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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戰國時代(전국시대) 鄒(추)나라 사람인 桃應(도응)이 어느 날 스승인 孟子(맹자)에게 여쭌 내용에서 나온다. 전설상의 舜(순)임금이 천자였을 때 皐陶(고요, 皐는 언덕 고, 陶는 질그릇 도, 사람이름 요)라는 신하가 사법을 담당하는 관리로 있었다. 고요는 법리에 통달하여 형법을 제정했고 감옥을 만든 사람이라 한다. 도응이 만약 순임금의 아버지 瞽瞍(고수, 瞽는 소경 고, 瞍는 장님 수)가 살인을 했다면 어떻게 했을까하고 물었더니 맹자는 지체 없이 체포했을 것이라고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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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임금이 그 일을 맡았을 때는 어떻게 했을까하고 물으니 대답했다. ‘순임금은 천하 버리기를 헌 신짝처럼 할 것이므로, 몰래 아버지를 업고 도망쳐 바닷가에 살면서 죽을 때까지 즐거워하면서 천하를 잊었을 것이다(舜視棄天下 猶棄敝蹝也 竊負而逃 遵海濱而處 終身欣然 樂而忘天下/ 순시기천하 유기폐사야 절부이도 준해빈이처 종신흔연 락이망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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蹝는 천천히걸을 사인데 짚신이란 뜻도 있다. 竊은 훔칠 절, 濱은 물가 빈, 欣은 기쁠 흔. ‘맹자’ 盡心上(진심상) 편에 실려 있다. 법을 지킬 의무와 인륜을 지킬 의무가 충돌할 때 법을 정면으로 부정하지 않으면서 사적인 천륜도 지키는 방법을 유가는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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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을 헌 신짝 버리듯 하는 나라로 북한이 낙인찍혀 있지만 우리 정치계서도 자주 접한다. 정권이 바뀐후 다시 협치를 기대하지만 실망으로 바뀌었고 앞과 뒤의 행동이 다르면 보통 사람들도 욕을 먹는데 나라 일을 하는 사람들은 더욱 신의를 지켜야 한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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