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심초사勞心焦思 – 몹시 마음을 쓰며 애를 태우다.
노심초사(勞心焦思) – 몹시 마음을 쓰며 애를 태우다.
일할 로(力/10) 마음 심(心/0) 탈 초(灬/8) 생각 사(心/5)
매사에 천하태평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모든 일에 비관적인 사람이 있다. ‘내일 일을 오늘 걱정하지 말라’고 성인이 깨우쳐도 소용이 없다. 杞(기)나라 사람들처럼 하늘이 무너질까 땅이 꺼질까 늘 조심했다는 것과 같이 ‘걱정도 팔자’인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깊은 뜻이 없을 때는 근심도 없고, 큰일을 생각하고 보면 근심도 많다’(이광수)는 말처럼 앞날을 위해, 나라를 위해 걱정한다면 염려스러울 것도 없다. 마음으로 애를 쓰며(勞心) 속을 태운다(焦思)는 이 성어도 중대한 일을 앞두고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史記(사기)’의 夏本紀(하본기)에는 치수사업에 성공한 禹王(우왕)의 업무에 임하는 태도를 이 성어에 비유했다. 堯舜(요순)의 치세 때 20년 동안이나 홍수가 계속돼 禹(우)의 아버지 鯀(곤)이 물길을 잡는 일을 맡았지만 실패하자 처형을 당하고 말았다.
치수를 이어받게 된 우는 아버지의 불행을 잊지 않으려 항상 마음을 다짐했다. 그 부분을 보자. ‘우는 아버지 곤이 공을 이루지 못하고 처형을 받은 것을 마음 아파하여 애를 태웠다(禹傷先人父鯀功之不成受誅 乃勞身焦思/ 우상선인부곤공지불성수주 내노신초사).’ 이어지는 부분이 밖에서 13년을 지내면서 자기 집 문 앞을 지나면서도 들어가지 못했다는 過門不入(과문불입)의 고사다.
越(월)나라 句踐(구천)이 吳(오)의 夫差(부차)에게 굴욕적인 항복을 한 뒤 곁에 쓸개를 두고 앉으나 서나 쓴맛을 보며 會稽(회계)의 치욕을 상기할 때도 이 말이 나온다. 월왕 구천은 포로로 있다가 돌아온 뒤 ‘몸을 수고롭게 하고 속을 태우면서, 자리 옆에 쓸개를 놓아두고 앉거나 누우면 쓸개를 바라보았고, 먹거나 마실 때 또한 쓸개를 맛보았다(乃苦身焦思, 置膽於坐, 坐臥卽仰膽, 飮食亦嘗膽也/ 내고신초사 치담어좌 좌와즉앙담 음식역상담야)’고 했다. 역시 ‘사기’의 월왕구천 세가에 실려 있다.
옛 사람의 시에 ‘인생은 백년을 못다 살면서, 늘 천세의 근심을 가슴에 품는다(生年不滿百 常懷千歲憂/ 생년불만백 상회천세우)’란 것이 있다. 나라를 생각하는 큰 지도자의 걱정이다. 시정인도 후세를 위한 걱정이 없을 수야 없겠지만 주변인과 사소한 일에 애를 태우거나 마음을 쓴다면 건강에 좋을 리는 없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