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회불란坐懷不亂 - 여자를 품에 안고도 흐트러지지 않음
좌회불란(坐懷不亂) - 여자를 품에 안고도 흐트러지지 않음
앉을 좌(土/4) 품을 회(心/16) 아닐 불(一/3) 어지러울 란(乙/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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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을 앞에 두고 마음이 뺏기지 않을 남자는 성인이거나 도인 아니면 없을 것이다. 인간으로서 절세미인 黃眞伊(황진이)의 온갖 유혹을 물리친 花潭(화담) 선생이나 가능한 일이 더 아득히 春秋時代(춘추시대, 기원전 770년~403년)에도 있었다. 여자를 품에 안고서(坐懷) 하루 밤을 지내도록 흐트러지지 않았다(不亂)는 柳下惠(유하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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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魯(노)나라의 대부로 있으면서 덕행이 있고 예에 어긋나지 않게 국정을 이끌어 孔子(공자)로부터 칭송을 받았다. 孟子(맹자)도 유하혜를 조화로운 성인 和聖(화성)으로 부르며 伊尹(이윤), 伯夷(백이), 공자와 함께 4대 성인으로 추앙했다고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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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 함께 지내도 바르지 못한 행위는 없었다는 이런 스토리는 ‘荀子(순자)’ 大略(대략)편에 간단히 나온 것이 처음이다. 후대에 살을 붙여 前漢(전한) 毛亨(모형)의 주석에서 淸(청)나라 소설가 李汝珍(이여진)의 대표작 鏡花緣(경화연)에 이르기까지 수다히 인용됐다. 여기선 元(원)나라 胡炳文(호병문)의 ‘純正蒙求(순정몽구)’의 내용을 보자. ‘유하혜가 어느 때 먼 길을 다녀오느라 늦어서 성문 밖에서 유숙하게 되었다. 몹시 추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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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한 여자가 와서 잘 곳이 없으니 같이 자게 해달라고 했다. 유하혜는 얼어 죽을 것 같은 그 여인을 품에 안고 옷으로 덮어주었다. 새벽에 이르기까지 난잡하지 않았다(遠行夜宿都門外 時大寒 忽有女子來託宿 下恵恐其凍死 乃坐之於懐 以衣覆之 至曉不為亂/ 원행야숙도문외 시대한 홀유녀자래탁숙 하혜공기동사 내좌지어회 이의복지 지효불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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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장자)는 이런 유하혜에게 동생으로 무지막지한 악인의 대명사 盜跖(도척, 跖은 발바닥 척)을 등장시켰다. 성인의 동생이 ‘도적의 六道(육도)’를 운운하며 공자를 조롱하는 대도로 나오니 극과 극으로 확연히 구분되는 형제의 재미있는 비유가 됐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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