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주구검刻舟求劍 - 강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표시해 구하다.
각주구검(刻舟求劍) - 강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표시해 구하다.
새길 각, 배 주, 구할 구, 칼 검
잃어버린 칼을 뱃전에 새긴 뒤 기슭에 와서 찾는다는 뜻으로 세상일에 어두워 때를 놓치는 어리석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楚(초)나라 때 한 젊은이가 나룻배로 揚子江(양자강)을 건너고 있었다. 배가 강의 한가운데쯤 왔을 때 가지고 있던 칼 한 자루를 잘못 강에 빠뜨리고 말았다.\xa0
칼을 찾으려면 당연히 깊은 물속으로 들어가 건져 올리든지 아니면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그런데 갈 길이 바빴던 젊은이는 당황하지 않고 주머니칼을 꺼내 아까 빠뜨린 자리의 뱃전에 표지를 새겼다(刻舟). 배가 강기슭에 닿자 젊은이는 그제야 배에서 뛰어내려 아까 표시를 해둔 곳 주위로 칼을 찾기 시작했다(求劍). 강 한가운데 떨어진 칼이 배를 따라 기슭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은 뻔한 일인데도 젊은이는 시간이 한참 지나도록 표시한 곳에 칼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종일 찾았지만 허탕 쳤다. 주위 사람들에게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손가락질만 받았다.
‘呂氏春秋(여씨춘추)’의 愼大覽 察今篇 (신대람 찰금편)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이 책은 秦始皇(진시황)의 생부로 알려져 있는 呂不韋(여불위)가 3000여 명이나 되는 빈객들의 학식을 모아 편찬한 것으로 전국 말기의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는다. 이 책이 완성되자 여불위는 한 자라도 고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천금을 현상하면서 찾아보라 하면서 내용이 완벽 하다는 것을 자부했다. 一字千金 (일자천금)이란 성어로 남겨진 유명한 일화다.
조선 후기 학자 趙在三(조재삼)이 쓴 ‘松南雜識(송남잡지)’에도 까마귀가 먹다 남은 고기를 땅에 묻은 뒤 구름으로 기억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역시 어리석은 행동을 비웃는 말이다. /\xa0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