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5일 금요일

공경혜의恭敬惠義 - 공손하고 경건하며 은혜롭고 의롭다, 군자가 갖춰야 할 네 가지 덕목

공경혜의恭敬惠義 - 공손하고 경건하며 은혜롭고 의롭다, 군자가 갖춰야 할 네 가지 덕목

공경혜의(恭敬惠義) - 공손하고 경건하며 은혜롭고 의롭다, 군자가 갖춰야 할 네 가지 덕목

공손할 공(心/6) 공경 경(攵/9) 은혜 혜(心/8) 옳을 의(羊/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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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처신이나 몸가짐이 공손하고 윗사람을 섬길 때 예의바르게 받든다(恭敬). 아랫사람을 다룰 때는 더 많은 혜택을 베풀고 일을 시킬 때도 명분이 옳다고 한다(惠義)면 이보다 더 훌륭한 인물은 없을 것이다. 작은 조직에서도 크게 떠받들어질 이런 사람이 나라를 다스리는 위정자의 자리에 있다면 그 국민은 복 받았을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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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예법의 기준을 설정한 성인 孔子(공자)에게서 이러한 극찬을 받은 사람이 있으니 바로 중국 春秋時代(춘추시대) 鄭(정)나라의 명신 子産(자산)이다. 공자보다 한 세대 앞의 인물로 공자가 흠모하여 사상적 선구가 되었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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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은 정나라 국군이었던 穆公(목공)의 손자로 이름은 僑(교)이며 公孫僑(공손교)라고도 불린다. 정나라는 공자의 나라 魯(노)와 함께 강대국 晉(진)과 楚(초)의 위세에 눌린 소국이었다. 자산은 기원전 543년 내란을 진압한 뒤 재상이 되어 정치와 경제 개혁을 시행하고, 강국 사이에서 뛰어난 학식과 언변으로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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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초의 成文法(성문법)을 완성하고 농지를 정리하여 국가재정을 강화하며 귀족정치를 배격했다. 정나라를 탄탄한 반석에 올리는데 기여한 그를 백성들은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자산에 대해 공자가 ‘論語(논어)’ 公冶長(공야장)편에서 높이 평가한 부분에 성어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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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에게는 군자의 네 가지 도를 다 갖추고 있다며 말한다. ‘그의 행위와 태도는 공손했고, 윗사람을 섬길 때는 항상 삼가 겸손했다(其行己也恭 其事上也敬/ 기행기야공 기사상야경). 백성을 보살필 때에는 은혜로웠고, 백성을 부릴 때에도 도리에 맞게 했다(其養民也惠 其使民也義/ 기양민야혜 기사민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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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의 도리에 자신의 완성을 恭敬(공경)에서 찾고, 백성을 다스리는 데는 惠義(혜의)에 뒀다. 자산이 모두에 해당되니 훌륭할 수밖에 없겠다. 憲問(헌문)편에도 공자에게 어떤 사람이 자산에 대해 묻자 ‘그는 은혜를 베풀 줄 아는 사람이다(惠人也/ 혜인야)’고 말한 부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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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칭찬일색인 자산에 대해 孟子(맹자)는 비판적이라 이채롭다. 자산이 타는 수레에 사람들을 태워 꽁꽁 언 강 위를 건너게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꼬집었다. 얼기 전에 다리를 완성했으면 백성들이 강을 건너는데 수고하지 않아도 될 일인데 자산이 은혜롭기는 하지만 정사는 모자랐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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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자산의 인품을 보아 훌륭하다고 했고 맹자는 정사의 꼼꼼하지 못함을 지적했다. 오늘날 국민들을 위해 나라를 다스리려는 정치인들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 자산과 같은 마음가짐을 갖고 세세하게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할 텐데 신뢰감이 떨어지기만 하니 갈수록 난망이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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