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모인각鳳毛麟角 - 봉황의 깃털과 기린의 뿔, 뛰어난 인물이나 희귀한 물건
봉모인각(鳳毛麟角) - 봉황의 깃털과 기린의 뿔, 뛰어난 인물이나 희귀한 물건
봉새 봉(鳥/3) 털 모(毛/0) 기린 린(鹿/12) 뿔 각(角/0)
鳳凰(봉황)의 깃털(鳳毛)과 麒麟(기린)의 뿔(麟角)을 합친 성어다. 전설상으로 내려오는 四靈(사령) 중의 동물인 만큼 좀처럼 볼 수 없는 뛰어난 인재를 비유한다. 네 가지 동물은 여기에 용과 거북이 들어간다. 엎드려 있는 용과 봉황의 새끼란 뜻의 伏龍鳳雛(복룡봉추)도 초야에 숨어 있는 인재를 가리켰다.
성인의 탄생에 맞춰 나타난다는 봉황은 鳳(봉)이 수컷이고 凰(황)이 암컷이다. 기린은 모가지가 길어 슬픈 육상의 포유류 중 키다리 기린 말고 전설 속 百獸(백수)의 靈長(영장)을 말한다. 麒(기)가 수컷이고 麟(린)이 암컷인데 역시 성왕이 나타날 길조라고 여겼다. 麒麟兒(기린아)는 뛰어난 젊은이다.
이 성어는 두 군데에서 유래하여 합쳐졌다. 중국 정사로 인정되는 二十四史(이십사사)의 ‘南史(남사)’와 ‘北史(북사)’에서 각각 따 왔다고 한다. 모두 唐(당)나라의 李延壽(이연수)가 편찬한 책이다. 남사에서 사용된 봉모부터 먼저 보자. 南北朝(남북조)시대 宋(송)나라에 謝招宗(사초종)이란 사람이 있었다. 어려서부터 머리가 총명하고 글재주가 출중했는데 그의 조부인 뛰어난 학자이자 문학가 謝靈運(사령운, 385~433)의 재주를 본받은 듯했다.\xa0
사초종은 4대 孝武帝(효무제)의 아들인 新安王(신안왕)의 측근 常侍(상시)로 있으면서 중요한 서류들을 도맡아 문명을 떨쳤다. 신안왕의 어머니 殷淑儀(은숙의)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덕행을 기리는 글을 사초종이 지어 올렸다. 효무제가 이 글을 읽어보고선 어찌나 훌륭했던지 감탄하며 말했다. ‘초종에게는 특별히 봉모가 있어 사령운이 다시 나타났구나(超宗殊有鳳毛 靈運複出/ 초종수유봉모 영운복출)!’ 여기에서 조상에 못지않은 글재주를 가진 후손을 봉모로 지칭하게 됐다.
북사의 ‘文苑傳(문원전)’에서는 같은 뜻으로 기린의 뿔을 예로 들었다. ‘배우는 사람은 소의 털만큼 많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기린의 뿔같이 드물다(學者如牛毛 成者如麟角/ 학자여우모 성자여린각).’ 수효가 셀 수 없이 많음을 비유적으로 말하는 쇠털牛毛을 대비했다. 여기서 多如牛毛(다여우모)라는 성어도 쓰이고 있다.
뛰어난 인물은 나타나기도 어렵고 순조롭게 커가기도 어렵다. 간혹 나타나는 천재들은 평범한 사람으로 변하여 모습을 드러낸다. 굳이 천재가 아니라 어느 정도 뛰어난 사람이라도 뒷받침을 잘 해줘야 능력을 발휘할 수가 있다. 평등을 찾는 교육에도 문제가 있고 끌어 내리려는 시기심에도 인재를 버리는 것이 아닐까. / 제공\xa0: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