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5일 금요일

물부충생物腐蟲生 - 만물이 썩으면 벌레가 생긴다.

물부충생物腐蟲生 - 만물이 썩으면 벌레가 생긴다.

물부충생(物腐蟲生) - 만물이 썩으면 벌레가 생긴다.

물건 물(牛/4) 썩을 부(肉/8) 벌레 충(虫/12) 날 생(生/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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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물은 반드시 죽어 썩는다. 생명이 없는 무생물이라도 영원히 그 모습을 유지하지는 못한다. 유기물이 미생물의 작용에 의해 분해되는 것이 부패다. 고약한 냄새를 동반한다. 만물이 썩으면(物腐) 벌레가 생겨난다(蟲生)는 이 말은 재앙이 생기는 것에는 반드시 내부에 그 원인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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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의 침입을 부르는 것도 내부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을 부패하게 하는 세균은 권력과 돈과 그리고 명성’(이어령)이라고 했다. 유한한 인간이 이러한 것들에 의해 부패를 재촉하고 생명도 단축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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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어가 먼저 등장하는 곳은 ‘荀子(순자)’의 勸學(권학)편이다. 性惡說(성악설)을 주장했던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의 유학자 순자의 사상을 모은 책이다. 그 부분을 뽑아 보자. ‘모든 사물의 발단에는 반드시 그 원인이 있고, 영예와 치욕이 오는 것도 반드시 사람의 덕에 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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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가 썩으면 벌레가 나오고, 물고기가 마르면 좀이 생기며, 게을러서 사람의 도리를 잊게 되면 재앙이 생기게 된다(物類之起 必有所始 榮辱之來 必象其德 肉腐出蟲 魚枯生蠹 怠慢忘身 禍災乃作/ 물류지기 필유소시 영욕지래 필상기덕 육부출충 어고생두 태만망신 화재내작).’ 蠹는 좀 두. 고기가 부패한 뒤 벌레가 생긴다고 肉腐生蟲(육부생충)이라 한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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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모든 생물로 넓혀져 널리 사용된 것은 宋(송)나라의 문인이자 唐宋八大家(당송팔대가)의 한 사람 蘇軾(소식, 1037~1101)이 쓴 ‘范增論(범증론)’에서다. 범증은 秦(진)나라 말기 군사를 일으킨 項羽(항우)가 亞父(아부)라 칭할 정도로 믿었던 모사였다. 비록 실패했지만 鴻門之宴(홍문지연)에서 항우에게 劉邦(유방)을 죽이라고 한 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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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을 느낀 유방은 陳平(진평)의 계책대로 항우와 범증의 사이를 이간질하는데 성공했고 그로써 漢(한)을 세우게 된다. 소식은 이 사실을 언급하고 평한다. ‘사물은 반드시 먼저 썩은 뒤에 벌레가 생기고, 사람은 반드시 먼저 의심하고 난 뒤에 모함이 먹혀든다(物必先腐也 而後蟲生之 人必先疑也 而後讒入之/ 물필선부야 이후충생지 인필선의야 이후참입지).’ 讒은 참소할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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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권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지도층의 낯부끄러운 행위가 많이 있었고,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고, 현직 부장판사가 거액의 금품을 받아 구속됨으로써 현직 검사장과 검사장 출신 변호사 등 ‘법조 3륜’이 모두 부패의 치욕을 기록한적도 있었다. 청와대선 비리와 위법이 확인된 관료를 감싸고,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부끄러운 행위로 만신창이가 되어도 아랑곳 않는다. 이 모두 냄새가 진동하는데 당사자만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