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일 월요일

안가근시晏家近市 - 재상 안영의 집이 번잡한 시장 근처에 있다.

안가근시晏家近市 - 재상 안영의 집이 번잡한 시장 근처에 있다.

안가근시(晏家近市) - 재상 안영의 집이 번잡한 시장 근처에 있다.

늦을 안(日/6) 집 가(宀/7) 가까울 근(辶/4) 저자 시(巾/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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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대 재상 중에서 晏嬰(안영, 嬰은 어린아이 영)은 管仲(관중)과 함께 첫째, 둘째를 다툴 만큼 후대에까지 존경을 받는다. 둘 다 春秋時代(춘추시대) 齊(제)나라의 재상으로 100년 이상 앞선 관중이 桓公(환공)을 첫 覇者(패자)로 올리는 데 출중한 능력을 발휘했다면 안영은 세 임금을 모시며 나라를 바르게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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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이 목적을 향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직진한 데 비해 안영은 몸소 검소하게 생활하며 작은 몸집에도 권력자에 굴하지 않고 바른 말을 하는 거인으로 晏子(안자)라며 존경받을 정도였다. 안영에 따르는 여러 고사 중에서 재상 신분임에도 그가 사는 집(晏家)은 초라하고 시장 가까이 번잡한 데 있었다(近市)는 이야기부터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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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이 모신 제나라 세 군주는 靈公(영공) 莊公(장공) 景公(경공)이다. 경공은 사냥을 좋아하고 세금을 무겁게 매겨 사치에 빠지고 혹형을 일삼아 어지러웠다. 장공의 횡사 후 은거하던 안영을 다시 불러들인 뒤 차츰 안정을 찾게 됐다. 경공은 백성들의 신망을 받는 안영의 집이 초라하고 비좁으며 시장과 가까워 불편하다는 것을 알고 바꿔 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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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은 임금의 신하였던 부친에게서 물려받아 분에 넘치게 살고 있다며 사양한다. ‘게다가 소신은 시장 가까이에 살아 조석으로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으니(且小人近市 朝夕得所救/ 차소인근시 조석득소구), 그것은 소인의 이익입니다(小人之利也/ 소인지리야).’\xa0‘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에 전하는 내용이다. 높은 자리에 있는 안영은 검소한 삶이 생활화되어 있어 불편을 득이라 본 것이다. 안영의 재치 넘치는 간언으로 혹형을 폐지하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경공이 시장 가까이 살고 있으니 물건의 비싸고 싼 것을 아는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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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안다며 ‘의족은 비싸고 보통 신발은 쌉니다(踊貴屨賤/ 용귀구천)’고 답했다. 뛸 踊(용)은 옛날 다리를 잘린 사람이 대신해 신던 의족, 屨는 신 구. 당시 경공은 형벌을 남용하고 있어 죄인의 발꿈치를 베는 刖刑(월형, 刖은 발꿈치벨 월)이 가혹하다는 진언이었다. 경공은 이 말을 듣고 처형을 완화한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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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가 높을수록, 돈이 많을수록 더 높이 더 넓게 호화주택을 가지려는 요즘 사람들에겐 전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안자의 상상이 안 되는 검소한 생활과 젠 체하며 앞으로 나서지 않는 태도를 말하는 성어를 더 보면 명성을 실감한다. 晏嬰狐裘(안영호구)와 晏御揚揚(안어양양)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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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자는 재상이 된 뒤에도 한 벌의 여우갖옷을 30년이나 계속 입어 검소함으로 칭송을 받았다. 또한 안자의 수레를 끄는 마부가 키 크고 늘씬했던 모양인데 재상보다 제가 잘나 모두 엎드리는 줄 알고 거들먹거리다 부인의 이혼 요구를 받은 뒤 고쳤다는 이야기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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