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23일 목요일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길을 가다가 불현 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너를 향한 그리움이 불이 되는 날

나는 다시 바람으로 떠올라

그 불 다 사그러질 때까지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혔다

네가 태양으로 떠오르는 아침이면

나는 원목으로 언덕위에 쓰러져

따스한 빛을 덮고 누웠고

누군가 내 이름을 호명하는 밤이면

나는 너에게로 가까이 가기 위하여

빗장 밖으로 사다리를 내렸다

달빛 아래서나 가로수 밑에서

불쑥불쑥 다가왔다가

이내 허공중에 흩어지는 너

네가 그리우면 나는 또 울것이다

-고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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