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8일 화요일

작은 손을 위한 시

작은 손을 위한 시

작은 손을 위한 시

꽃향기를 맡다가 문득 보았죠

온몸으로 꽃잎을 받치고 있는

고단한 꽃받침이 있다는 사실

꽃향기를 맡다가 알게 되었죠

세상 어디에나 꽃받침 같은

작은 손이 있다는 진실

보려 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죠

세상을 두 손으로 떠받치고 있는

겸손하고 작은 손과 손이여

들으려 하지 않으면 들리지 않죠

정직하게 세상을 받치고 있는

가난하여 작은 손의 숨소리

꽃향기를 맡다가 알게 되었죠

꽃잎은 혼자 저절로

꽃잎으로 피어날 수 없다는 것을

꽃향기를 맡다가 알게 되었죠

세상 어디에나 꽃받침 같은

작은 손이 있다는 것을

그 아름답고 신비로운

공존의 방식을

-홍수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