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장봉호ㅣ避獐逢虎
피장봉호ㅣ避獐逢虎
○ 노루를 피하다 범을 만나다
○ 避(피할 피) 獐(노루 장) 逢(만날 봉) 虎(범 호)
노루를 피(避)하려다가 범을 만난다는 속담(俗談)의 한역으로,작은 해를 피(避)하려다가 도리어 큰 화를 당(當)함을 이르는 말. 일이 점점 더 어렵고 힘들게 되었음을 가리킨다. 풀어서는 避獐而去 乃反遇虎(피장이거 내반우호)가 된다. 避麞逢虎(피장봉호, 麞은 노루 장)도 마찬가지다. 같은 뜻의 속담으로 어려운 느낌은 덜하지만 ‘조약돌을 피하니까 수마석을 만난다’가 있다. 水磨石(수마석)은 물결에 씻겨 닳아서 반들반들한 돌을 말한다.
나쁜 일이 연이어 일어날 때 더 알려진 말로 ‘여우 피해서 호랑이를 만났다’거나 ‘귀신 피하려다 호랑이 만나다’라는 말도 있다. 한 가지 위험을 피하려 전력으로 질주하는데 더 큰 위험이 버티면 진퇴양난이다. 이 경우가 前虎後狼(전호후랑)이다. 元(원)나라 문인 趙雪航(조설항)이 ‘評史(평사)’에서 後漢(후한) 초기 정치의 난맥상을 묘사한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외척의 발호를 겨우 막으니 환관이 설친다는 것을 前門拒虎 後門進狼(전문거호 후문진랑)으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