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 월요일

우리가 눈밭이라면 /안도현

우리가 눈밭이라면 /안도현

우리가 눈밭이라면 /안도현

우리가 눈밭이라면

허공에서 쭈뼛쭈뼛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밭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