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1일 화요일

주야반반ㅣ晝夜半半

주야반반ㅣ晝夜半半

주야반반ㅣ晝夜半半

○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춘분

○ 晝(낮 주) 夜(밤 야) 半(반 반) 半(반 반)

추분을 춘분으로, 가을을 봄으로 바꾸면 바로 춘분(春分) 이야기가 된다. 시작과 풍요, 부활의 계절인 봄은 절기(節氣)상 입춘(立春)부터 곡우(穀雨)까지이지만 실제로는 춘분부터다. 농사일도 이때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24절기의 네 번째인 춘분은 경칩(驚蟄)과 청명(淸明)의 중간이다.

춘분에는 추분처럼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추위와 더위도 같다. 하지와 동지를 합쳐 이지(二至), 춘분과 추분을 이분(二分)이라고 부른다. 입춘 입하 입추 입동은 사립(四立)이다. 농가에서는 춘분 전후에 봄보리를 갈고 춘경(春耕)을 하며 담도 고치고 들나물을 캐어 먹는다. 이 무렵 제비가 날아오고 우레소리가 들리며 그 해 처음으로 번개가 친다고 했다. 춘분에 비가 오면 병자가 드물다고 하고, 어두워서 해가 보이지 않는 게 좋다고 한다.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속담 역시 춘분이 곧 봄이라고 하기 이르다는 뜻이다. 소동파의 시에 “춘분이 되면 눈도 보기 드문데, 반쯤 핀 도리가 눈의 위엄을 견디지 못하누나”雪入春分省見稀 半開桃李不勝威 이런 구절이 있다.

춘분 전에 두견이 울면 초목이 시든다고 한다. 이 새가 시에서는 충직한 인사를 모함하는 사람을 뜻한다. 굴원(屈原·BC 343?~ BC 278?)의 시 ‘이소(離騷)’에 이 새가 먼저 울어 온갖 풀이 향기롭지 못하게 될 게 걱정이라는 표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