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2일 일요일

마음

마음

마음

아침 저녁

방을 닦습니다

강바람이 쌓인 구석구석이며

흙냄새가 솔솔 풍기는 벽도 닦습니다

그러나 매일 가장 열심히 닦는 곳은

꼭 한 군데 입니다

작은 창틈 사이로 아침 햇살이 떨어지는 그곳

그곳에서 나는 움켜쥔 걸레 위에

내 가장 순수한 언어의 숨결들을 쏟아붓습니다

언젠가 당신이 찾아와 앉을 그 자리

언제나 비어 있지만

언제나 꽉 차 있는 빛나는 자리입니다

-곽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