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6일 목요일

사랑이 크면 그리움도 크다

사랑이 크면 그리움도 크다

사랑이 크면 그리움도 크다

기다림의 여운은

떠나는 그림자보다

상처가 더 깊었나봅니다

지난 걸음 아쉬움의

발자국을 지우기에는

너무 멀리 와 버렸습니다

어제보다 오늘이 그립고

오늘보다 내일이

더 그리워질 것 입니다

엉클어진 낙엽속에

행여 모를 추억이 남았을까

잠시 고개 숙여 봅니다

나그네는 누군가의 손길이

닿을 때까지

벤치의 끝자락에 앉아

손님을 기다리듯

자리를 비워둡니다

그리움이 이토록

시릴 줄 알았다면

목구멍 뒤에 숨어 있는

혀를 꺼내어

사랑한단 말할걸

그랬나 봅니다

처음부터

견딜 수 있는 만큼만

사랑하였다면

처음부터

담을 수 있는 만큼만

사랑하였다면 이토록

그리워하지 않았을 걸

산등성 나목의

끝자락에 앉아

홀연히 울고 간

까치를 보듯

아파하지 않았을 걸

수없이 많은 그리움은

자꾸만 자꾸만

바다로 등 떠밀려 갑니다

헤어날 수 없는 곳까지

언젠가 그리움은

파도가 되어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사랑은 그런 것이니까요

-정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