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7일 금요일

세상은 넓고 스승은 많다

세상은 넓고 스승은 많다

세상은 넓고 스승은 많다

최고의 스승이 누구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김응룡 감독, 김성근 감독, 이승엽 선수 등을 줄줄 말하다가 최배달 선생을 꼽을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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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더 강한 타구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날이었다. 라커 룸에서 스포츠신문을 읽고 있었다. 야구 기사를 쭉 읽다가 당시 인기 있던 연재만화 바람의 파이터 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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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번쩍 뜨였다. 만화에서 극진 가라데 창시자 최배달 선생이 자신의 격파술에 대한 비밀을 소개했다. 그분의 타격법은 발이나 주먹을 앞으로 쭉 뻗기만 하는 게 아니었다. 강하게 때린 뒤 발이나 주먹을 자신의 몸, 즉 원래의 자리로 빠르게 거둬들이는 것이었다.

곰곰이 생각했다. 주먹으로 목표물을 가격하는 동작과 배트로 공을 치는 스윙의 근본은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분명히 그의 격파술에서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배트로 공을 꽉 누르듯 때린 뒤 빠르게 거두는 스윙을 실험했다. 그렇게 하니 힘이 더 실렸다. 만세타법의 메커니즘도 여기서 나왔다.

유일한 취미인 낚시에서도 야구를 배운다. 낚시를 갈 때마다 찌를 야구공이라고 생각하고 오랫동안 집중해서 노려본다. 나와 낚시찌 사이의 거리는 타석에서 내가 공을 쳐야 할지 말지 결정해야 할 거리와 비슷하다.

한 시간쯤 찌를 상대하다 보면 어떤 투수의 공이라도 쳐 낼 것 같은 집중력이 생긴다. 은퇴한 뒤에도 몇 차례 낚시터를 찾았는데, 무의식적으로 타격을 생각했다. 이쯤이면 직업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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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중심을 꽉 잡고 있다면 그 다음 필요한 것은 영감이다. 세상은 넓고, 영감을 주는 스승은 많다. 배울 것이 있다면 초등학생이라도 붙들고 물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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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 양준혁 (1969-Present) 뛰어라! 지금이 마지막인 것처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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