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 월요일

친구에게 / 김재진

친구에게 / 김재진

친구에게 / 김재진

어느 날 네가 메마른 들꽃으로 피어

흔들리고 있다면

소리 없이 구르는 개울 되어

네 곁에 흐르리라

저물 녘 들판에 혼자 서서 네가

말없이 어둠을 맞이하고 있다면

작지만 꺼지지 않는 모닥불 되어

네 곁에 타오르리라

단지 사랑한다는 이유로 네가

누군가를 위해 울고 있다면

손수건 되어 네 눈물 닦으리라

어느 날 갑자기

가까운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안타까운 순간 내게 온다면

가만히 네 손 당겨 내 앞에 두고

네가 짓는 미소로 위로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