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9일 수요일

9월의 시 / 문병란 

9월의 시 / 문병란 

9월의 시 / 문병란\x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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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오면

해변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된다\x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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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은 모두

무성한 여름을 씻고

제자리에 돌아와

호올로 선다\x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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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먼길 떠나는 준비를 하는 저녁,

가로수등은 일렬로 서서

기도를 마친 여인처럼

고개를 떨군다\x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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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에 매달려

전별을 고하던 나팔꽃도

때묻은 손수건을 흔들고

플라타너스 넓은 잎들은

무성했던 여름 허영의 옷을 벗는다\x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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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는 이미 늦어버린 시간

먼 항구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되고

준비되지 않은 마음

눈물에 젖는다\xa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