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일 일요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 / 도종환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 / 도종환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