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3일 목요일

함포고복ㅣ含哺鼓腹

함포고복ㅣ含哺鼓腹

함포고복ㅣ含哺鼓腹

○ 잔뜩 먹고 배를 두드리다, 의식이 풍족한 태평세월

○ 含(머금을 함) 哺(먹일 포) 鼓(북 고) 腹(배 복)

천하가 태평하여 늙은 농부가 땅을 두드리면서 노래했다는 擊壤歌(격양가)는 중국 고대 전설상의 성군인 堯(요)를 기린 노래다. 격양은 옛날 중국에서 신짝같이 생긴 두 개의 나무 중 하나를 땅 위에 놓고 다른 나무토막을 던져 맞추던 놀이라는데 노래든 놀이든 시름을 잊고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한 임금을 찬양한 것은 마찬가지다. 중국 南宋(남송) 말에서 元(원)나라 초기에 활약한 한족 학자 曾先之(증선지)의 ‘十八史略(십팔사략)’에 내용이 실려 있다. 史記(사기), 漢書(한서)를 비롯한 중국의 정사 18사를 역사와 아울러 한문을 익히기 위하여 조선 초기부터 학동들에게 읽게 했던 책이다.

帝堯篇(제요편)의 부분을 보자. 요임금은 어질고 지혜로운데다 근검하여 백성들은 하늘같이 우러러보았다. 천하를 다스리기 시작한지 50년이 되는 해 요임금이 평복으로 갈아입고 거리로 나가 실제 천하가 태평스러운지 살펴보았다. 한 노인이 무언가를 잔뜩 먹고서 불룩해진 배를 두드리며 노래하고 있었다(有老人 含哺鼓腹 撃壌而歌/ 유노인 함포고복 격양이가). 이 노래가 격양가다. ‘해 뜨면 일하고 해지면 잠자네(日出而作 日入而息/ 일출이작 일입이식), 우물 파 물 마시고 밭 갈아 밥 해먹네(鑿井而飮 耕田而食/ 착정이음 경전이식), 여기에 임금의 힘이 무슨 필요 있으랴(帝力于我何有哉/ 제력우아하유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