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3일 일요일

흥이항이ㅣ興伊恒伊

흥이항이ㅣ興伊恒伊

흥이항이ㅣ興伊恒伊

○ 흥이야 항이야, 남의 일에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다.

○ 興(일 흥) 伊(저 이) 恒(항상 항) 伊(저 이)

흥이야 항이야. 아무 관계 없는 남의 일에 쓸 데 없이 참견하여 이래라 저래라 함을 이르는 말.

興伊(흥이)와 恒伊(항이)는 형제의 이름으로 누가 흥이야, 항이야 할까 라는 말이다. 자신과 전혀 관계가 없는 남의 일에 이래라 저래라 간섭을 할 수 없다는 의미다. ‘사돈집 잔치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한다’는 曰梨曰柿(왈리왈시)와 상통한다.

흥이 항이라는 이름을 가진 두 형제가 상이한 뜻으로 이 성어가 유래했다고 전한다. 먼저 조선 후기의 학자 趙在三(조재삼)의 ‘松南雜識(송남잡지)’에 실린 내용을 보자. 天文(천문)에서 동식물까지 33개 부문을 기술한 백과사전인 이 책의 方言(방언) 편에 속담을 한역한 부분이 나온다. 肅宗(숙종)대 조선 후기 驪興(여흥) 閔氏(민씨) 가문에 閔百興(민백흥)과 閔百恒(민백항)이란 형제 문신이 있었다. ‘이들이 나란히 강원감사를 지냈는데 모두 선정을 베풀어 형인 흥이 낫다, 동생인 항이 낫다며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론이 분분했다’

다른 이야기는 중기의 문신이자 모두 영의정을 지낸 金壽興(김수흥), 金壽恒(김수항) 형제가 등장한다. 이들은 높은 자리에서 국사를 처리하면서 독단이 심했는지 세간의 평판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러자 이들 형제가 ‘우리들이 힘써서 잡은 권세를 행하는데 누가 감히 흥이야 항이야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민씨 흥이 항이 형제와 김씨 흥이 항이 형제가 각각 다른 의미로 쓰이게 된 연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