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7일 월요일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이십 대에는

서른이 두려웠다.

서른이 되면

죽는 줄 알았다.

이윽고 서른이 되었고

싱겁게 난 살아있었다.

마흔이 되니

그 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삼십 대에는 마흔이 무서웠다.

마흔이 되면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다.

이윽고 마흔이 되었고

난 슬프게 멀쩡했다.

쉰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예순이 되면 쉰이 그거리라.

일흔이 되면 예순이 그러리라.

죽음 앞에서

모든 그 때는 절정이다.

모든 나이는 아름답다.

다만 그 때는

그 때의 아름다움을 모를 뿐이다.

-박우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