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5일 수요일

그는 좋은 사람이다

그는 좋은 사람이다

그는 좋은 사람이다

그는 좋은 사람이다

신발 뒷굽이 닮아 있는 걸 보면

그는 눈물조차 흘릴 수 없는

슬픔을 아는 사람이다

가끔 생의 남루를 바라보는 걸 보면

그는 자주 참회하는 사람이다.

자신이 거절한 모든 것들에 대해

아파하는 걸 보면

그는 아름다운 사람이다

많은 흉터들에도 불구하고

마음 깊숙히 가시를

가지고 있지 않은 걸 보면

그는 동행을 잃은 사람이다.

때로 소금 대신 눈물을 뿌려

뜨거운 국물을 먹는 걸 보면

그는 고래도 놀랄 정도로

절망한 적이 있는 사람이다

삶이 안으로 소용돌이치는 걸 보면

그는 이제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다.

그의 부재가 봄의 대지에서

맥박치는 걸 보면

그는 타인의 둥지에서 살다 간 사람이다

그의 뒤에 다 사랑했으나

소유하지 않은 것들만 남은 걸 보면

-류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