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하불명ㅣ燈下不明
등하불명ㅣ燈下不明
○ 등잔 밑이 어둡다, 제 일을 남보다 더 모르다.
○ 燈(등 등) 下(아래 하) 不(아닐 불) 明(밝을 명)
"가까이 있는 것을 모름. 등잔 밑이 어둡다.는 뜻으로, 가까운 데서 생긴 일을 잘 모르는 경우를 나타낸다. 등잔 밑이 밝지 않다. 등잔 밑이 어둡다. 가까이 있는 것을 오히려 알기 어렵다. 가까이 있는 물건이나 사람을 찾지 못할 때 쓰는 말입니다. 속담 가운데 이와 비슷한 것이 있는데 ‘업은 아이 3년 찾는다.’는 말입니다.
",등잔 밑(燈下)이 어둡다(不明)는 속담을 그대로 번역한 이 성어는 가까이에 있는 물건이나 사람을 잘 찾지 못할 때 많이 쓴다. 편자 미상의 한문 속담집 ‘東言解(동언해)’에 수록되어 있다고 한다.
조선 전기의 학자 徐居正(서거정, 1420~1488)이 지은 한문 수필집 ‘筆苑雜記(필원잡기)’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고려 말의 유명한 학자 李穡(이색)의 아들인 李種善(이종선)과 역시 문장에 뛰어났던 權近(권근)의 아들 權踐(권천)은 처남남매 사이였다. 이 두 사람이 어느 때 술자리를 가졌다. 거나해진 권천이 서로가 牧隱(목은)의 아들인데 문장이 부족하고, 陽村(양촌)의 아들인데 문명이 또 미치지 못한다면서 말했다. ‘그대와 나는 마땅히 등하불명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君吾兄弟 當作燈下不明契/ 군오형제 당작등하불명계).’ 목은은 이색, 양촌은 권근의 아호다. 훌륭한 아버지를 가까이서 잇지 못한다는 이야기였는데 듣는 사람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고 했다.
이들은 아버지의 그늘이 너무 컸고 자신들의 재능이 따라가지 못함을 알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 자신을 알라’고 한 말을 잘 알면서도 실천은 못한다. 제일 잘 알아야 하는 자신의 일이 어두운데 제삼자가 더 잘 안다. ‘법 밑에 법 모른다’고 법 다루는 사람이 어기거나 무시하는 경우는 없을까. 가까이에 인재를 두고서도 실력은 뒷전인 채 마음에 맞는 사람을 고르다 망신을 당하는 경우가 한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