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5일 수요일

살다가 보면

살다가 보면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어둠 속에 갇혀

짐승스런 시간을

살 때가 있다

-이근배 ‘살다가 보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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