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0일 수요일

가을 들판에 서서 / 남혜란

가을 들판에 서서 / 남혜란

가을 들판에 서서 / 남혜란

벼 익어가는 모습에

가슴 한쪽 숨겨 두었던

아픔이 떠오릅니다

고개 숙인 모습이

꼭 내 어머니 같습니다

굽은 허리, 땅만 쳐다보고 걷는 모습

쌀 한 톨 익어감에

어머니의 삶도 세월에 익어가

버렸나 봅니다

들녘 황금빛으로 물들면

가을바람 따라

내 삶도 벼처럼

어머니 밟으신 길

생각하며 묵묵히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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