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0일 수요일

부치지 못한 편지/ 홍수희

부치지 못한 편지/ 홍수희

부치지 못한 편지/ 홍수희

오늘도

그대에게 편지를 쓰네

나의 하루

지치고 고달펐거늘

그대 생각에 조금은 행복했노라

보지 않아도 내 마음 거기 있노라

꽃은 지고 다시 피나니

이제 기척 한 번 주시기를

나 여기 있다

한 말씀 하여주시기를

때로는 투정 섞어 적어보지만

끝내 부치지 못하는 편지

내 마음 이미 그 곳에 있어

계절의 오고 감이 그저 섧거늘

행여 연약하다 책망하실까

쓰고서도 부치지 못하는 편지

행여 가벼웁다 눈 흘기실까

목메여도 부치지 못하는 편지

내 마음 한 켠엔 수북히 쌓여만 가는

그대가 읽어야 할 편지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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