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실 외치다 늪에 빠진 손석희
"◇ 진실 외치다 늪에 빠진 손석희
",손석희씨는 3년 전 한밤중 주차장에서 접촉 사고를 냈다. 그냥 가 버리자 피해 차량이 따라붙었다. 골목길을 빠르게 달렸고 신호에 걸렸을 때 트렁크를 두들겨도 그대로 갔다고 했다. 그런데 손씨는 "사고 자체를 몰랐다"고 했다. 두 사람은 수리비 150만원에 합의했고 뺑소니 신고는 없었다. 손씨는 작년 초 이 사고를 기사화하겠다며 취업 청탁을 했다는 김웅씨를 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접촉 사고를 낸 뒤 합의했다는 기사가 나오는 게 무슨 대단한 망신이라고 끌려다니다가 김씨가 폭행으로 고소하자 맞고소했다. 분명 뭔가 다른 게 있을 거라는 루머가 무성했다.
조주빈이란 패륜범 입에서 난데없이 \손석희\라는 이름이 다시 튀어나왔다. 손씨가 내놓은 해명은 이번에도 이상했다. 김씨가 가족을 해치려고 조씨를 사주했다는 증거를 잡으려고 조씨에게 돈을 줬다고 했다. "조씨 말고 다른 행동책을 구할까 봐 신고를 미뤘다"고 했다. 그럴 정도로 위협을 느꼈으면 신고하는 게 정상 아닌가. 인터넷에는 "돈 필요할 때 손씨에게 내놓으라고 하면 신고도 안 하고 줄 것"이라는 비아냥이 돈다.
손씨는 또 다른 해명에서 "김웅의 배후에 삼성이 있는 것 같아서 신고하지 못했다"고 했다고 한다. 청부업자가 미성년 포르노 제작·유포자이고 그 협박 뒤에 삼성그룹이 있다는 음모론에 헛웃음이 나온다. 이것이 대학에서 \말하기와 토론\이란 수업으로 유명했던 손씨의 해명이다. 자신의 해명이 스스로 말이 안 된다고 느꼈는지 또 다른 해명을 내놓을수록 늪으로 빠져든다.
"손씨는 한 잡지가 조사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에 1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주차장 사건 이후 뒤가 구린 사람 이미지가 더해지더니 이제 패륜범과 얽혀 그 일당을 방송사 사장실에서 만나기까지 했다. 도대체 뭘 숨기려고 이런 사람들과 뒷거래를 하는지 궁금해진다. 삼성 음모론으로 이런 의문이 해결되리라고 생각했다는 말인가. 그에게 영향력 있는 언론인 표를 던졌던 시청자는 어떤 기분이겠나.
",재야 운동가 장기표씨는 작년 "손석희 사장은 정의의 표상처럼 굴거나 그렇게 인식된 경우가 많았기에 실망과 분노, 배신감이 엄청나다"고 했다. 손씨는 이직한 뒤 뉴스 첫 진행 때 르 몽드 창업자의 말을 빌려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말하겠다"며 "그럴 수만 있다면 저희들의 몸과 마음도 그만큼 가벼워질 것"이라고 했다. 국민이 지금 손씨로부터 듣고 싶은 것도 진실, 모든 진실, 오직 진실뿐이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