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 ‘낭만식객’ 노회찬 이야기 담은 '음식천국 노회찬' 출간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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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13일 수요일

◇ ‘낭만식객’ 노회찬 이야기 담은 '음식천국 노회찬' 출간

◇ ‘낭만식객’ 노회찬 이야기 담은 음식천국 노회찬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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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식객’ 노회찬 이야기 담은 음식천국 노회찬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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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회찬 전 의원은 진보정치의 대중화에 기여한 걸출한 정치가였다. 구수한 표정에 다소 생경하게 느낄 수 있는 진보정치를 쉽게 설명하는 그의 입담은 압권이었다. 노 전 의원은 또한 미식가였다. 소박한 맛집을 찾아 골목을 누비는 낭만 식객이었다. 평소 “살기 위해 먹느냐, 아니면 먹기 위해 사느냐. 나는 먹기 위해 산다”고 농담을 즐겨 했다.

노 전 의원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4년 총선 때 ‘판갈이론’을 펴면서였다. 그의 “50년 동안 같은 판에다 삼겹살을 구워 먹으면 판이 시커메진다. 판을 갈 때가 왔다”는 식객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촌철살인의 비유였다. 실제 삼겹살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회식할 때면 직접 고기를 굽고 잘랐다. 보좌진이 고기를 잘못 구우면 “내가 할게”라며 바로 집게를 집어들었다. 삼겹살 위에 마늘, 된장을 올린 뒤 구운 신김치에 싸서 먹는 방식을 특히 즐겼다. 반면 상추와 삼겹살의 조합은 좋아하지 않았다.

노 전 의원은 깊고 담백한 맛의 평양냉면도 사랑했다. 을밀대, 을지면옥, 우래옥, 의정부 평양면옥 등 평양냉면 맛집 중 안 가본 곳이 없다고 한다. 특히 마포의 을밀대는 그가 1990년대 초 창간한 매일노동뉴스 발행인으로 일할 때부터 드나들었다. 노 전 의원은 기본 조리법에서 벗어난 요리를 좋아하지 않았다. 노 전 의원의 최장수 보좌관이었던 박규님 노회찬재단 운영실장은 “한번은 돼지고기가 들어간 된장찌개를 드시는데 얼굴 표정이 바뀌더라. 다시는 그 집에 안 가셨다”고 했다.

음식을 대하는 태도도 사뭇 진지했다. 처음 가는 식당은 꼭 관련 정보를 검색한 뒤에야 방문했다. 저녁 약속이 있을 때면 점심 무렵부터 속을 비웠다. 맛있게 먹기 위해서였다. 심지어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도 맛을 포기하지 않았다. 비공개 모임 장소도 맛집으로 정했다. 수타자장면으로 유명한 마포의 ‘현래장’이 단골이었다.

식객 노회찬의 이야기를 담은 <음식천국 노회찬>이 출간됐다. 고인의 옛 동지와 벗들이 그가 즐겨 갔던 식당과 주점에 모여 그가 꿈꿨던 비전을 더듬으며 나눈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을 쓴 이인우 한겨레 기자는 “왜 우리는 잃고 나서야 알게되는 것일까”라고 적었다. 문득, 지금 정의당의 모습이 노 전 의원이 꿈꿨던 것과 얼마나 비슷할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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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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