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커플
◇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커플
고등학교 다닐때는 영어 참고서 ‘성문종합영어’를 옆구리에 끼고 다녔다. 대학 졸업 후에는 사주명리학 교과서인 이석영의 ‘사주첩경(四柱捷徑)’을 품고 다녔다. 지나고 보니까 영어보다는 사주가 내 삶에 더 도움이 되었다. 학교 시험에는 영어가 도움이 되었지만 인생살이 시험 길에 들어서서 갈팡질팡할 때는 사주가 나침판이 되어 주었다. 왜 나는 영어보다 유달리 미신을 좋아하였을까. 60세가 되어 생각해보니 이것도 팔자이다.
‘사주첩경’에 나오는 사주 풀이 가운데 흥미로운 대목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백두노랑(白頭老郞)을 만나는 여자 팔자이다. 백두노랑은 ‘머리가 허연 늙은 남편’을 만난다는 의미다. 노랑(老郞)의 기준은 20세 이상의 나이 차이다. 운명적으로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상대를 만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태어난 날인 일간(日干)의 글자가 임(壬)이나 계(癸)인 여자가 백두노랑을 만날 확률이 높다고 본다. 왜 그런가? 융통성 때문이다. 임이나 계는 오행 중에서 물에 해당한다. 물은 유연하다. 통념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어떤 그릇이든지 거기에 따르면 수용이 된다.
20년 이상의 나이 차이가 나더라도 섹스, 머니, 토킹이 맞으면 사귀거나 결혼한다. 섹스는 하단전의 궁합이고, 머니는 중단전의 궁합, 토킹은 상단전의 궁합에 해당한다. 젊어서는 하단전 궁합이 중요하고 중년에는 중단전, 노년에는 상단전의 궁합이 작동한다. 여기서 한 가지 궁합만 맞아도 산다. 더구나 요즘은 100세 시대라고 하지 않던가.
나이 들어도 체력 관리가 되고, 돈도 있고, 인생 경험이 축적되어 있는 노인이 많다. 탤런트 김용건이 75세인데도 불구하고 39세 연하의 젊은 여인과 사귀고 임신까지 하였다는 뉴스를 보면서 혹시 그 상대 여성 A씨의 팔자가 임·계 일주가 아닌가 싶다. 만나 볼 수가 없어서 확인을 못 할 뿐이다.
‘파워 오브 러브(power of love)’를 부른 캐나다의 가수 셀린 디옹의 남편도 26세 연상의 백두노랑이었다. 남편은 무명의 셀린 디옹을 발굴하여 성공시킨 매니저이기도 하였다. 나는 오래전부터 셀린 디옹의 팔자도 임·계 일주가 아닌가 하고 추측해 왔다.
이 대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이다. 부인이 24세 연상이다. 백두노부(白頭老婦)의 케이스다. 아마도 상단전 궁합이 맞아서 사는 게 아닐까. 그동안까지는 노랑이 많았지만 앞으로는 여자가 20세 이상 연상인 노부도 가끔 생길 것 같다.
-조선일보 조용헌 살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