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스크시대… 사람들은 눈에 집중한다
"◇ 마스크시대… 사람들은 눈에 집중한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근처의 한 메이크업숍은 최근 눈 화장만 하는 1만원짜리 ‘아이(eye) 메이크업’ 상품을 신설했다. 이 업체의 신시아 원장은 “마스크 끼고 면접에 들어가는 취업 준비생을 겨냥한 것”이라며 “평소엔 1주일에 10명쯤 이 상품을 찾는데, 공채 시즌이 되니 20여명씩 찾아왔다”고 했다.
광주광역시 동구의 다른 메이크업숍도 작년 말 눈썹을 다듬고 눈 화장을 해주는 세트 상품을 3만원에 내놨다. 얼굴 전체를 화장하는 ‘풀 메이크업’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가게 원장은 “한 달 새 40여명의 고객이 찾아왔다”며 “한 고객은 눈 화장만 받고 면접에 갔는데 ‘마스크를 잠깐 내려보라’고 해서 당황했다고 하더라”고 했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된 코로나 시대, ‘눈’에 공들이는 이들이 늘고있다. 마스크 썼을 때 상대에게 나를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부위라서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좋은 눈 인상을 주려 노력한다. 대학생 양병아씨는 지난달 5만원을 주고 눈썹 문신을 했다. 양씨는 “마스크를 늘상 끼고 다니는데 코 위라도 관리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없던 눈썹이 생기니 자신감이 생기더라”고 했다.
유튜브에도 ‘마스크 썼을 때 눈매를 강조하는 메이크업’ ‘인상 좋아 보이는 콧등 위 마스크 위치’ 등 갖가지 조언이 올라오고 있다. 화장품 가게에서도 눈 화장품이 부쩍 잘 팔린다. 뷰티 전문점 올리브영은 작년 하반기(7~12월) 마스카라와 아이브로 매출이 상반기 대비 각각 12%, 10% 늘었다고 했다.
눈웃음, 눈빛을 중시하는 곳도 늘고 있다. 웨딩 촬영업체 대표 최모씨는 “요즘은 하객 촬영 때도 모두 마스크를 쓰기 때문에 과거엔 ‘웃으세요’라고 했지만, 요새는 ‘눈으로라도 웃으세요’라고 말한다”며 “눈이 웃고 있지 않으면 사진 분위기가 너무 어두워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회사 면접장도 마찬가지다. 국내 한 IT 기업 인사팀 직원 김모(28)씨는 “원래 눈은 마스크를 안 썼을 때도 인상에 큰 영향을 주는데, 마스크 때문에 눈만 볼 수 있으니 아무래도 평가에서 더 중요해진 측면이 있다”며 “최근 인턴을 뽑을 때도 ‘저 친구는 안광(眼光)이 어마무시하네’란 얘기를 팀원들과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