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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9일 토요일

◇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감염병에도 적용돼

◇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감염병에도 적용돼

◇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감염병에도 적용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 선언 직후 맨 처음 한 일이 ‘코로나 대응팀’ 출범이다. “코로나를 잡지 못하면 경제도, 삶의 활력 회복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아닌 게 아니라 미국은 지금 코로나로 초토화 직전이다. 매일 10만명 감염자에 500~1000명씩 숨지면서 사망자가 24만명을 넘겼다. 세계 인구의 4% 남짓한 미국인이 코로나 사망자는 전 세계 20%나 된다.

코로나는 초강대국 미국인의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남겼다. 사망자 24만명은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걸프전쟁 등 최근 미국이 치른 5개 전쟁 전사자를 합친 수보다 많고, 2차 세계대전에서 목숨을 잃은 미국인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의 비참한 실패” “치욕적 사태”라는 말이 나오는 게 무리가 아니다. 코로나는 경선 막바지 트럼프의 발목도 잡았다.

유럽도 코로나 2차 대유행이 최악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연일 감염자 수만 명에 사망자가 수백 명씩 쏟아지고 있다. 영국은 급한 대로 값싸고 구하기 쉬운 아스피린이 코로나 치료제가 될 수 있을지 알아보는 집단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어제 하루 감염자가 8만명을 넘긴 프랑스에선 의료진 부족이 심각해지자 의료진에게 “확진 판정을 받았어도 설사, 구토 같은 증세가 하나뿐이라면 진료를 계속하라”고까지 주문하고 있다.

코로나 2차 대유행 양상은 감염병 전문가들이 올해 초 예고한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바이러스 활동이 왕성한 올겨울에 최악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 하버드대 감염병 전문가는 올 2월 “코로나가 1년 안에 인류의 40~70%를 감염시킬 것”이라고까지 내다봤다.

그런데 아시아, 아프리카에선 코로나 타격이 상대적으로 작은 게 눈길을 끈다. 북미·남미와 유럽은 각각 전체 인구의 2~3%가 코로나에 감염됐고, 확진자의 2~3%가 사망한 반면 아시아, 아프리카는 인구 대비 감염자 비율이 0.2~0.3% 수준이고, 치사율도 미국·유럽의 절반 수준이다. 코로나에 덜 걸리고, 걸려도 목숨 잃을 확률이 낮은 것이다. 먼저 겪었던 다른 감염병에서 얻은 ‘사회적 면역’ 효과일 수 있다.

아시아에서 과거 유행한 사스, 메르스, 인플루엔자 등 감염병은 이번 Covid-19(코로나의 정식 명칭)와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이다. 그때 감염돼 생긴 면역력이 이번 코로나 공격을 버티는 데 도움이 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 풍토병을 많이 겪는 아프리카인들도 마찬가지다. 먼저 겪은 불운이 뒤늦게 행운으로 돌아온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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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만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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