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 성수기 중매시장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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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5일 화요일

◇ 성수기 중매시장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

◇ 성수기 중매시장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

◇ 성수기 중매시장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

#1. 공기업 다니는 39세 미혼 여성 A씨는 오랜만에 들어온 소개팅을 고민 끝에 최근 취소했다. 이유는 마스크 때문. 신종 코로나 이후 그는 마스크를 달고 살았다. 의심 증세는 전혀 없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남들이 자신을 예의도 없는 여자로 볼까 두렵다. 문제는 화장. 그는 "마스크를 썼다 벗으려면 코 주위의 화장과 립스틱 화장도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난감하다. 차라리 속 편하게 좀 쉬다가 때를 기다리는 게 나은 거 같다"고 말했다.

#2. 간호사인 41세 미혼 딸을 둔 73세 B씨. 코로나로 인해 딸의 맞선이 연기되자 이렇게 말했다. "봄에 남자 만나게 해 가을에 보내고 싶었는데, 모든 게 멈춰지면서 정말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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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변호사인 41세 미혼 남성 C씨. 2월 예정했던 소개팅 4개 가운데 3개는 없던 일이 됐다. 지인과 결혼정보업체 등을 통해 소개받았던 여성들이 만남을 미루자고 나왔기 때문이다. 여성들에게 카톡으로 주말에 어디서 만날지를 물으니, 코로나가 좀 진정되면 다시 연락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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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월은 소개팅과 중매가 만개하는 시절. 노총각·노처녀 딱지가 붙은 미혼 남녀들은 "올해만큼은 기필코 결혼을 해야겠다"는 굳은 다짐을 하고 봄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코로나 바이러스\다. 삶의 거의 모든 영역을 황폐화시키고 있는 이 역병은 미혼 남녀의 정분(情分)에도 재를 뿌리고 있다.

봄(2~4월)은 중매시장 최고의 성수기다. 수많은 미혼 남녀가 날씨가 풀리면서 \올해 안에는 꼭 결혼해야지\라는 다짐을 실천으로 옮기기 시작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정확히 이 시기를 강타했다. 서울 강남에 있는 한 결혼정보업체 대표 이모씨는 "예년 이맘때 주말이면 20건의 미팅을 성사시켰는데, 지금은 절반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혼기(婚期)를 놓친 노처녀·노총각, 그리고 이들을 자녀로 둔 부모가 더 초조하다. 상류층 전문이라는 중매인(仲媒人) 김모씨는 "나이가 좀 어리면 잠시 쉬어도 되겠지만, 한 해 먹어가는 나이가 부담스러운 노총각·노처녀들에게는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했다. 30대 후반 여성 김모씨는 "지금부터 선을 보고 괜찮은 사람을 만나도 올해 안에 결혼할 수 있을까 말까인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움츠러들어서 더욱 어려워질 거 같다"고 했다.

자식 결혼을 간절히 원하는 부모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공기업에 다니는 41세 미혼 아들을 둔 김모(75)씨는 "아들이 평소 선을 잘 안 보려고 해서 고민인데, 코로나 바이러스 핑계를 대고 더 안 보려고 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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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가 대체로 남성보다는 여성을 더 주저하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가 지난달 남녀 각각 238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등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결혼 맞선을 가지는 것이 꺼려지는지를 물었더니 남성은 응답자의 35%, 여성은 55.4%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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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꼽는 첫째 이유는 화장 등 신경 써야 할 것이 더 많다는 점. 30대 후반 미혼 여성 김모씨는 "마스크를 쓴 모습을 보여주기 싫고, 마스크를 썼다가 벗고 나면 다시 화장을 고쳐야 하는 번거로움도 겪고 싶지 않다"고 했다. 손동규 비에나래 대표는 "아무래도 남성보다 여성이 좀 더 건강에 민감하다 보니 좀 더 움츠러드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만에 하나 코로나 확진자가 될 경우 자신들의 동선(動線)이 낱낱이 공개되는 것도 남녀 모두에게 부담이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