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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5일 화요일

◇ 아시아계는 똑똑하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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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계는 똑똑하다고요?

김모 교수의 연구실에 들렀다. 워낙 커피를 좋아해 연구실이 있는 복도에 들어서기만 해도 커피향이 물씬 풍긴다. 방학인데도 커피향은 여전하다.

“오늘은 커피 말고 차를 마셔볼까요?”(김 교수) “커피만 마시는 줄 알았는데 차도 좋아하세요?”(필자) “지난 학기에 중국 학생에게 차를 한 줌 얻었는데 꺼내볼게요.”(김 교수)

덕분에 재스민차를 맛보았다. 얼마 전부터 김 교수 수업에서 유학생이 늘어나 가끔은 한국 학생이 소수가 되곤 한단다.

“내가 K대학원에서 강의를 할 때 중국 학생이 많았는데 수업을 못 따라가더라고요. 그러면 한국 학생도 피해를 입고 유학생도 피해를 입어요. 지금 우리 대학에서도 수업하기가 쉽지 않아요.”(김 교수)

강의 수준을 어디에 맞출지 걱정이라고 한다. 또한 자신이 맡았던 중국 유학생과 태국 유학생은 대학원을 마치고 한국에서 취업하고 싶어해 진로지도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사회에서 아시아계 이주민은 ‘모범적인 소수인종(Model Minority)’으로 통한다.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특히 수학과 과학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된다. 한인 언론은 한국 학생들이 하버드대학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을 대서특필하며 자랑스러워하곤 했다.

아시아계 이민자는 성품이 온순하고 폭력성이 작다고 여겨졌다. 미국 주류 백인이 보기에 가정에 충실하고 이혼율도 낮다. 아시아계 이주민은 흑인과 남미계와 비교하여 모범적인 삶을 사는 것으로 간주된다.

심지어 백인 경찰이 범죄현장에서 흑인을 만났을 경우 범죄자로 간주하거나 돌발상황에 대비해 총기를 염두에 두기도 한다. 반면 아시아계는 범죄 피해자일 수 있다고 생각하여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도와주려고 애쓴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통계를 보면, 미국에서 유사한 범죄에 대해 흑인이 가장 가혹한 형량을 받는다. 그럼 가장 가벼운 처벌을 받는 인종은 누구일까? 아시아계의 경우 유사 범죄에 대해 형량도 가볍고 구속수사를 받는 비율도 가장 낮다. 아시아계는 모범적이라는 인종적 편견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그렇게 학업성적이 좋고 모범적인 아시아계가 왜 한국의 대학에서는 수업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보충 강의를 들어야 할 정도가 되었을까? 미국에서는 한국계 학생이 명문대학에 척척 합격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다는데, 일본에 사는 한국인 후손인 자이니치들은 왜 학업성취도가 낮은 걸까?

그런데 일본에 살던 자이니치 중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이들의 학업성적이 높아진 것은 무슨 이유일까? 나이지리아계 미국학자인 오그부(Ogbu)는 일본에서 미국으로 이주해온 자이니치 한국인 집단의 학업성적 변화를 언급하면서 사회적 요인에 따라 특정집단의 교육성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설명했다.

특정집단이 더 똑똑하거나 머리가 나쁘다는 증거는 없다. 교육열, 인종 편견 및 환경적 요인 등이 있을 뿐이다. 한국에서 아시아계 유학생의 성취도가 낮은 것은 대학의 교육역량과 학생의 수학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입학시킨 탓도 있을 것이다. 유학생과 한국학생이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를 통해 배울 수 있다면 좋으련만. 어찌하랴! 대학 재정이 점차 기울어가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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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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