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이혼 급증
◇ 코로나 이혼 급증
미국 통계인데 부부는 하루 2시간 30분쯤 같이 시간을 보낸다. 코로나 사태 이후엔 ‘부부가 집에 같이 있는 시간’이 크게 늘고, 덩달아 이혼까지 증가했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금슬이 좋아졌다는 나라도 있다지만 대세는 이혼 쪽인 모양이다. 이혼 전문 로펌을 통해 드러난 추세를 보면 미국 부유층은 이혼 신청이 34% 늘었고, 영국은 41%, 이탈리아는 30%쯤 증가했다는 로펌 보고서가 있다. 이 정도면 급증이라 할 만하다.
한 영국 변호사는 “코로나가 어떤 커플에겐 삶을 다시 생각하는 자명종 역할을 했다”고 봤다. 자가 격리나 이동 제한을 겪고 난 뒤 “이제 공동 관심사가 없다면 그 누구하고든 남은 인생을 같이 보내지 않겠다”는 자각이 싹텄다고도 한다. 미국 유명 스타 중에는 팝가수 켈리 클라크슨, 패션 디자이너 메리케이트 올슨, 아일랜드 보이밴드인 셰인 린치가 코로나 이후 짝과 갈라섰다.
홍콩에선 색다른 풍경이다. 그쪽 부호 중엔 해외 출장을 핑계로 불륜 상대와 관계를 지속했는데 해외여행이 금지되자 위험을 무릅쓰고 만남을 시도하다 들통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또 부동산 개발업, 프랜차이즈 요식업, 도소매업 쪽 ‘큰손’들이 보유 주식 같은 자산 가치가 급락한 틈을 타 이혼소송을 낸다고 했다. 재산 분할과 합의금은 이혼 신청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코로나를 ‘이혼 찬스’로 여긴다는 뜻이다. 씁쓸한 이혼 풍속도다.
우리도 지난봄부터 이혼율이 달마다 1~2%씩 꾸준히 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빚어진 가정불화 탓이라고 본다고 한다. 10월 초엔 추석 연휴까지 겹쳤다. 작년 10월에도 추석 때 생긴 부부 및 고부 갈등을 추스르지 못한 결과로 이혼율이 10% 늘었다. 매년 반복되는 추세다. 그러나 올 추석은 ‘고향 찾으면 불효자’ 현수막이 내걸렸을 정도로 시댁이나 처가 방문을 만류하는 분위기였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이웃 일본도 ‘재택 부부’들이 비명을 지른다. 아내 쪽 하소연이 많다. “남편이 술에 절어 있다” “씻지도 않는다” “고함을 지른다” 등등이다. 그러다 이혼 카드를 집어든다. 집 나온 커플을 위해 ‘일시 피난소’ 형태의 숙박업소가 생겼을 정도다.
"우리도 자가 격리·원격 수업·재택근무의 뒤끝이 걱정이다. 가족끼리 신고하고 흉기를 휘두르는 일까지 있다. ‘코로나 블루(우울)를 넘어 ‘코로나 레드(분노)로 치닫는 경우다. 결혼·출산이 줄고 폭력·이혼·사망이 는다면 인간이 바이러스에게 무릎 꿇었다는 증거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