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억 자산가 된 주식 단타 고수 "오르는 종목만 사고, 물타기 말라"
◇ 100억 자산가 된 주식 단타 고수 "오르는 종목만 사고, \물타기\ 말라"
“저가(低價) 매수라는 단어는 제 사전에 없습니다. 저는 무조건 오르는 주식만 삽니다.”
개인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 ‘단타 고수(高手)’로 유명한 하웅(43)씨는 ‘쌀 때 사서 오르면 판다’는 가장 보편적인 주식 투자 패턴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초단타 고수 하웅씨가 인천의 개인 사무실에서 주식 투자를 하는 모습
초단타 고수 하웅씨가 인천의 개인 사무실에서 주식 투자를 하는 모습
비싸더라도 주가가 계속 ‘우상향’하는 주식을 샀다가 파는 것이 더 나은 수익을 가져다 준다는 것이다. 하씨는 “침체나 사양길에 접어든 산업의 종목은 쳐다도 보지 않는다”며 “현재 ‘핫(hot)’한 종목만 매매하는 것이 투자의 제1원칙”이라고 했다.
대학 중퇴 후 지난 20여년간 주식투자를 해온 하씨는 2000만원의 종자돈으로 현재 100억원대 자산가가 됐다. 전업(專業) 투자자가 된지는 15년쯤 된다. 2000년 ‘닷컴버블’ 때는 큰 돈을 날리기도 했지만 전업투자자가 된 2005년 이후로는 연평균 수백 퍼센트(%)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증권사들이 주최하는 주식투자대회에서 여러 번 1위를 차지했고, 허영만 화백의 주식투자 만화에도 자문단으로 참여했다.
하씨는 ‘초단타 투자자’다. 매수한 주식을 연속으로 들고 있는 기간은 보통 3~4일을 넘기지 않는다. 짧으면 1일, 몇 시간 안에도 판다. 저평가 기업을 골라내 수년에서 수십 년씩 주식을 보유하는 워런 버핏과 같은 가치투자가와 정반대에 서 있다.
하씨는 “오를만한 종목을 고른다는 점에선 가치투자와 다를 바 없다”며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가장 큰 목적은 기업의 주주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최대한 많은 돈을 버는 것”이라고 했다.
하씨는 특유의 초단타 노하우로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지난 3~4월 200% 가량의 수익을 거뒀다. 그는 “코로나 사태처럼 변동성이 클 때가 한 쪽으로 돈이 쏠려서 오히려 고수익을 내기는 더 쉽다”고 했다.
하씨는 지난 3개월간 코로나 관련주를 중심으로 40여 종목을 매매했다. 특히 4~5종목은 사고 팔고를 10회 가량 반복했다. 보통 여러 종목을 동시에 들고 있지 않고, 하나의 종목만으로 최적의 매수·매도 시점을 잡는다.
하씨는 투자 실패 시 대처도 매우 빠르다. 주식 매수 후 2~3%만 떨어지면 ‘칼 같이’ 손절매(손해를 감수하고 파는 것)한다. 처음 샀을 때보다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더 매수해 평균 매수 단가를 낮추는 ‘물타기’도 일절 하지 않는다.
하씨는 “인기 종목은 시장에서 사려는 사람이 늘 많기 때문에 ‘손절매’하기도 쉽다”며 “물타기와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더 산다”고 했다.
하씨는 주식시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도 유심히 살핀다.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이 다음날 장 초반 상승률이 높지 않거나 하락세를 보이면 “시가(始價)가 고가(高價)가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 하씨의 설명이다.
하씨는 진단키트, 치료제·백신 등 코로나 관련 주들도 이제 정점을 지났다고 평가했다. 하씨가 최근 관심종목에 담아둔 것은 대부분 코로나 사태로 수혜가 예상되는 ‘언택트(비대면)’주다.
하씨는 “직장인들은 시장이 열리는 동안 다른 일을 하기 때문에 하루 안에도 몇 차례 매매를 해야 하는 초단타 투자를 하기는 사실 어렵다”며 “다만 주가가 싸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 유망 종목을 빠르게 찾기 위해 늘 공부해야 한다는 것,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뚜렷하게 세워놓고 있어야 한다는 것 만큼은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