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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31일 일요일

간택 4편

■ 간택 4편

■ 간택 4편

간택에 참가한 처녀들은 같은 조건하에 후보를 고른다는 취지에서 모두 똑같은 복장을 입었다. 초간택 때 복장은 노랑 저고리에 삼회장을 달고 다홍치마를 입었다. 재간택, 삼간택으로 올라갈수록 옷에 치장하는 장식품은 조금씩 늘었다. 삼간택에서 최종적으로 뽑힌 처녀는 비빈(妃嬪)의 대례복을 갖추어 거의 왕비의 위용을 보였다.

최종 간택인 삼간택(三揀擇)에서 뽑힌 예비 왕비 또는 왕세자빈을 ‘비씨(妃氏)’라 불렀으며, 이미 보통 사람의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사가(私家)로 돌아갈 수도 없고, 별궁(別宮)으로 직행하여 6개월 정도 궁중예절과 왕비 수업을 받았다. 궁에서 파견된 고참 상궁들이 교육을 맡았고, 가례의식이 거행되는 순서와 행사를 미리 연습시켰다. 교육을 마치면 정식으로 혼례를 치르고 왕비나 세자빈이 되는 것이다.

국혼을 앞두고 앞으로 육례의 절차를 치르기에는 사가의 규모가 대궐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별궁(別宮)은 가례(嘉禮) 기간 동안 예비 왕비의 집 역할을 하는 궁으로서, 가례의식에 거행되는 순서와 행사를 준비하는 장소로 만들어졌다. 혼인날 왕이나 왕세자가 와서 초례(醮禮)를 치러야 하는데, 사가(私家)에 올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곳에서 왕비를 모셔오는 친영(親迎) 의식을 치름으로써 왕실의 위엄과 권위를 살리고, 사가(私家)에서 국왕을 맞이하는 데 따르는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별궁은 대궐과 사가(私家)의 중간 위치에 놓여 있었다. 별궁은 일명 ‘부인궁(夫人宮)’이라고도 했는데 아직 책봉받지 않았으니 왕비나 빈궁(嬪宮)이라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처자라고도 할 수 없기에 별궁 체류 기간의 명칭은 공적으로 ‘부인’이라 칭했다. 궁중 예법은 그 절차가 매우 까다로워, 별궁생활은 정신적·육체적 인내를 무척이나 요구했을 듯하다. 삼간택에 최종적으로 선발된 ‘비씨(妃氏)’는 그 기쁨을 채 만끽하기도 전에 혹독한 별궁생활을 통해 왕실생활의 빛나는 미래가 보장되는 화려한 길이 아니라, 고통과 인내가 필요한 험난한 여정임을 미리 실감하게 되었을 것이다.

혼인한 딸 덕으로 친정이 잘 지내게 될 때를 비유해서 ‘딸 덕에 부원군(府院君)’이라는 속담이 있지만, 그 당시 실제로는 딸이 왕비가 되는 것을 그리 달갑게 여기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그리하여 금혼령이 내려질 즈음이면 사대부가에서는 서둘러 딸들을 혼인을 시키기도 했다. 왜냐하면 정치적인 혼란이나 정쟁이 심할 때는 오히려 화근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 5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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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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