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권유익開卷有益 - 책은 펼치기만 해도 이롭다.
개권유익(開卷有益) - 책은 펼치기만 해도 이롭다.
열 개(門/4) 책 권(㔾/6) 있을 유(月/2) 더할 익(皿/5)
책이나 독서에 관한 성어는 많다. 유형별로 몇 가지만 보자. 책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五車之書(오거지서), 擁書萬卷(옹서만권), 汗牛充棟(한우충동)이 있고, 열성적인 독서는 讀書三到(독서삼도), 懸頭刺股(현두자고) 螢窓雪案(형창설안)을 소개했다. 唐(당)나라 李密(이밀)은 소뿔에 책을 걸어(牛角掛書/ 우각괘서) 타고 가면서 읽었고, 後漢(후한)의 高鳳(고봉)은 널어놓은 보리가 소나기에 떠내려가는 줄도 모르고 책을(高鳳流麥/ 고봉유맥) 봤다. 조선 후기 실학자 李德懋(이덕무, 懋는 힘쓸 무)도 이에 못지않아 스스로 책만 보는 바보라며 看書癡(간서치)를 자처했다.
책이 많은 것을 가져다주지만 독서의 이로움을 직접적으로 말한 것이 펼치기만(開卷) 해도 이익이 있다(有益)는 이 성어다. 開卷有得(개권유득)이라 해도 같다. 太平御覽(태평어람)이란 책이 있다. 宋(송)나라 太宗(태종)의 명으로 李昉(이방, 昉은 밝을 방)이 1690종의 책을 인용하여 편찬한 55개 부문의 방대한 백과사서다. 처음엔 연호를 따 太平總類(태평총류)라 했다가 왕이 1000권이 넘는 책을 1년에 걸쳐 하루 3권씩 독파하여 이렇게 불렀다고 한다.
정무에 바쁜 태종이 침식을 잊고 독서에 열중하자 신하들이 건강을 걱정하여 천천히 휴식하면서 읽으라고 간했다. 왕이 답했다. ‘책은 펼치기만 해도 유익하다오. 나는 수고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답니다(開卷有益 朕不以爲勞也/ 개권유익 짐불이위로야).’ 이 이야기는 송나라 王闢之(왕벽지)란 사람이 高宗(고종) 이전의 잡다한 일화들을 모아 엮은 ‘繩水燕談錄(승수연담록)’에 실려 전한다.
독서의 이로움을 말하는 데는 古文眞寶(고문진보)의 제일 첫 머리 勸學文(권학문)이 한 술 더 뜬다. 宋(송)나라 眞宗(진종)은 ‘글 속에 천 종의 녹이 있고, 책 가운데 황금의 집이 나온다(書中自有千鍾粟 書中自有黃金屋/ 서중자유천종속 서중자유황금옥)’고까지 했다. 鍾(종)은 여섯 섬 네 말을 가리키는 녹봉 단위, 粟은 조 속.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